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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는 영화공장이어야지신철 새로운 시도라면 우노가 만만치 않지.차승재 맨땅에 헤딩하기가 우리 회사 모토니까. 저는 조금 다른 게 기획실 아닌 제작부에서 출발했거든요. 세경영화사에서 <걸어서 하늘까지> 제작부장을 하고 나서 철이 형네 회사로 가서도 현장 인력 책임지는 일을 맡았으니까. 그때만 해도 난 제작자가 되는 꿈 같은 거 없었어. 다만 영화사 상무나 극장 전무가 잘하면 이룰 수 있는 내 영화일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 2년 동안 신씨가 하는 걸 보고, 철이 형이 제작자로서 가는 걸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시원찮은 아이템 하나를 들고 철이 형한테 반공갈을 때려가지고 프로듀서라는 타이틀로 신씨네로 들어간 거지.신철 그게 뭐였지?차승재 <백한번째 프로포즈>. 지금 보면 턱도 없어. 내 직원들 중에서 그런 기획 가져오면 안 시켰을 거야. 우노를 만들어 <돈을 갖고 튀어라> <깡패수업> 할 때만
프로듀서 4인, 기획영화 10년을 말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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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식,성지루,유해진<라이터를 켜라> 조연배우 3인방 꼼꼼히 뜯어보기유해진이 출연한 한 패스트푸드점 광고. 초코 아이스크림을 까만 벽돌이며 갈색 종이 등에 한참 동안 숨겨보지만 결국 들통이 난다. 이문식, 성지루, 유해진. 여기 모은 3명의 배우들은 마치 그 초코 아이스크림 같다. 맛깔나는 개성연기로 여러 영화를 살려놓지만 정작 자신은 그 속에 숨고 앞에 나서지 않는 배우들. 한참을 그래온 그들이, 이제는 서서히 예리한 관객 눈앞에 들통이 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영화 하나를 보고 나오는 극장 문 앞에서, 주연배우들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떤어떤 장면에서 기막힌 대사를 했던 그 배우. 그가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들통이 나버린 3명의 배우, 조연이라고만 부르기엔 섭섭한 기막힌 배우 3명을 한명씩 찬찬히 뜯어본다.편집자 ·디자인 이윤진 yjklim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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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를 켜라> 조연배우 3인방 꼼꼼히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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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외모를 지닌 성지루(34). 그러나 ‘성지루’라는 이름을 댔을 때 바로 그의 얼굴을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왜, <공공의 적>에서 마약 파는 사람 몰라? <신라의 달밤>에서 포장마차 하는 그 사람 말이야. <라이터를 켜라>에서 천안역에 뜨는 깡패 만수…. <눈물>에서는 단란주점 사장이었고 <아프리카>에서는 총 찾으러 다니는 경찰이었는데.” 이 정도 말품을 팔아야 그제야 ‘아’ 하고 그의 얼굴을 기억해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름이지만(그의 이름은 본명으로, ‘지혜로운 사내’라는 뜻이다), 아직 성지루는 이름보다 얼굴로 더 알려져 있는 배우다. 아직 그렇게 ‘유명’한 배우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다레팬더처럼 둥글납작한 얼굴에 살집붙은 짜리몽탕한 몸을 가진, 찡그리면 ‘악역’이 되고 웃으면 금세 ‘코믹 캐릭터’가 되는 이 독특한 외모의 소유자는, 요즘 충무로 영화판에서 누구보다 바
<눈물> <신라의 달밤> <공공의 적> <라이터를 켜라>의 성지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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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 2 쓸데없는 자존심은 쓸데없다성지루는 <눈물>로 영화를 시작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 <눈물>에는 모두가 신인배우였기 때문이다. 조은지, 봉학규 등 연기신참들이 주연인 것이 영화신참인 그에게 심적 여유를 많이 주었다. 게다가 디지털영화였기 때문에 카메라워킹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다음 작품인 <신라의 달밤> 때는 사정이 달랐다. 하던 대로 했건만, 정광석 촬영감독은 연신 그를 혼냈다. “여기 서라고 했는데 왜 여기 서냐.”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성지루는, 영화배우로서는 신인이었지만 연극판에서는 극단 목화에서 총무까지 맡은 고참이었고 <새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로 우수작품 연기상을 받아 문예진흥원이 런던에 연수까지 보내준, 알아주는 베테랑이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틀리지 않으려고 속으로 끙끙대지도 않았다. 틀려가며 배웠고, 모르면 아무나 붙잡고 물었다. 거기엔 나이도, 뭣도 없었다. “지금도요, 모르겠다 싶으
<눈물> <신라의 달밤> <공공의 적> <라이터를 켜라>의 성지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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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지금 ‘강행군’ 중이다. 충무로는 그에게 조금도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다. 주말에 전라북도 위도에서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 촬영을 끝내자마자 상경했지만, 그는 곧바로 김상진 감독의 <광복절 특사> 촬영장으로 향했다. 타고난 부지런함이 그런 그를 더욱 채찍질한다. <라이터를 켜라> 개봉 축하 파티가 열렸지만, 그는 <광복절 특사> 촬영 전날이라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의상 체크하고, 헤어스타일도 다듬고, 오직 촬영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일에 있어서 그는 정말 철두철미하다. 이 정도면 냉혈한 아닌가. 그래서 주위 사람들 중 일부는 그가 아직도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위도에 발목잡혀 있는 줄 알고 아쉬워한다.<광복절 특사>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는 좀처럼 시선을 주지 않았다. 대신 촬영현장을 빙빙 돌며 애꿎은 담배만 피워댔다. 설경구, 차승원이 끌어다 의자에 앉혀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자리를 떴다. “긴장하지
<간철 리철진><주유소 습격사건><라이터를 켜라>의 유해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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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 2 필사정진“연기에 필이 꽂힌 이후”, 유해진은 한눈을 판 적이 없다. 고등학교 졸업 뒤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려 했던 그는 두 차례 미역국을 먹었는데도 꿈을 꺾지 않았다. 결국 의상학을 전공한 그는 그때의 선택이 “아버지의 강권 때문”이라면서도, “염색만은 무대의상 작업에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 완벽하게 배웠다”. 한때 고등학교 친구의 누나가 운영하는 무용학원에 다녔던 것도 언젠가 무대 위에서 풍부한 표현을 내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학원이 꼭대기층에 있어 물 사정이 안 좋았거든요. 그래서 물 길어올리고 청소도 하면서 곁눈질해가며 배웠죠. 근데 지금은 그 몸이 다 굳었어요.”까까머리 열다섯살 때 본 추송웅의 <우리들의 광대>의 환영이 어른거려 대학 시절에도 청주의 극단 청년극장에서 살다시피 한 그는 군대를 다녀온 뒤, 1995년 당시 서울예대 연극과에 편입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모색을 시작한다. 이때 만난 송혜숙 교수는 그에겐 어머니 같은 존재. 허기진 배
<간철 리철진><주유소 습격사건><라이터를 켜라>의 유해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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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뉴요커는 어떻게 최고의 코미디 프랜차이즈 <맨 인 블랙> 감독이 되었는가애정이 넘치는 눈길로 남편이 묻는다. “여보, 불행하오?” 만족스런 미소를 흘리며 아내가 대답한다.“오, 물론이죠.” 물구나무 선 세상의 즐거움! 금실 좋은 아담스 부부 고메즈와 모티샤의 대화는 배리 소넨필드의 첫 감독작품 <아담스 패밀리>가발휘한 매력의 열쇠다. 이따금 “과연, 사람일까?” 싶은 괴짜 이웃이 실은 외계인이라는 <맨 인 블랙>의 폭로는 또 어떤가. 배리 소넨필드감독의 세계에서는 검은 옷을 입었다고 해서 악당이 아니다. 뒤집어진 세상의 질서를 관객에게 매끄럽게 설득하는 배리 소넨필드 감독의 천연덕스러움뒤에는 데이트 한번 제대로 성사시키지 못했던 소심한 소년의 믿기 힘든 할리우드 성공기가 있다.편집자제 1 장 - 어린 시절 기억, 지워다오 제발농담꾼의 운명을 예고하기라도 하듯 배리 소넨필드는 1953년 만우절에 뉴욕 유대계 가정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본인 회상
배리 소넨필드 스토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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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 코언 형제와 함께 차차차!배리 소넨필드는 코언 형제의 촬영감독이라는 직함으로 1984년 처음 영화팬들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시작은 단순하기 짝이 없었다. “카메라를 갖고 있으면 스스로 카메라맨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뉴욕대 필름 스쿨을 졸업한 소넨필드는 그런 발상으로 친구와 돈을 합쳐 16mm 카메라를 샀다. 확실히 무리한 지출이었다. 소넨필드의 친구는 어느 포르노영화 제작자로부터 9일 동안 카메라를 빌려주고 촬영까지 맡아주면 카메라값의 1/4에 해당하는 돈을 주겠다는 달콤한 제의를 받아왔고 소넨필드는 응했다. 그렇게 9일 동안 찍어낸 9편의 장편 포르노영화가 소넨필드의 첫 경험이었다. 약 13년 뒤 <부기 나이트>라는 영화가 빛을 보았을 때 소넨필드는 세상에서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영화의 선수를 빼앗긴 점을 개탄했다. 소넨필드가 살색보다 다양한 색상을 렌즈에 담은 정식 데뷔작을 낼 기회는 뜻밖에도 얼떨결에 초대받은 질식할 만큼 우아한 파티에서 찾아
배리 소넨필드 스토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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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장 - 사랑하는 내 마누라, 내 자신감의 원천<블러드 심플> <아리조나 유괴사건> <밀러스 크로싱>으로 스타일을 인정받은 배리 소넨필드는 할리우드 메인스트림영화의 촬영감독을 거쳐 <아담스 패밀리>로 유망주 감독 대열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1996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의한 <맨 인 블랙>을 위트와 개성까지 겸비한 희귀한 여름 액션영화로 만들어내면서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찾는 ‘A급 감독 클럽’에 가입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사다리를 무사히 타고 오르는 데 성공한 배리 소넨필드가 난생처음 삶의 자신감을 얻은 순간은 뭇 사람의 짐작과 달리 <맨 인 블랙>이 2억5천만달러의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우며 <쥬라기 공원2>를 추월한 1997년 여름이 아니라 아내 수잔이 프로포즈를 받은 1989년의 어느 날이다. “이렇게 자신만만하고 아름답고 똑똑한 여자가 나와 결혼해주기로 했다면, 내가 알지 못하는 괜찮은 면이
배리 소넨필드 스토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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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생긴 게 이래서인지 몰라도, 6개월 전쯤 됐을 거예요. <공공의 적>에서 산수 역을 맡아 오만 가지 불쌍한 표정을 지어 세간에 얼굴을 좀 알렸잖아요. 모 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갔는데. 먼저 사진부터 찍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죠. 근데 뒤늦게 올라온 사진기자가 글쎄 나말고 내 옆에 서 있던 매니저를 끌고 가는 거예요. 별 수 있나요. 그냥 웃고만 있었죠.”
이문식(36)에게선 사람 냄새가 난다고들 한다. 스스로도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이라고 말한다. 웃으면 생기는 세줄 눈주름이며, 입가에 고인 동안의 미소는 처음 만나는 사람을 ‘무장해제’시킨다. 여기에 만나는 사람을 붙잡고서 구수한 사투리를 곁들여 재미난 이야기를 보너스로 대접하는 것도 그의 특기다. “나한테 가장 큰 형벌은 아마도 말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상대만이 그에게 녹아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몸이 달아 캐릭터를 쫓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알아서 그를
<간첩 리철진> <공공의 적> <라이터를 켜라>의 이문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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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 3 계산하지 마라
“이창동 감독님한테 욕많이 먹었어요. 카메라가 어딨는 줄도 모르고 뛰어다니기만 했으니까.” 대학로에서 소문난 재주꾼도 카메라 앞에서는 잠시 당황했다. <초록물고기>에서 깡패 역을 맡았던 그는 “아무리 깡패라지만, 한석규 같이 비싼 배우를 진짜로 때리기엔 부담스러웠다”며 너스레를 떤다. 그가 비로소 ‘감’을 잡은 건 <간첩 리철진>에서 임원희, 정재영, 정규수 등과 만나 인상깊은 4인조 택시강도 역을 맡고 나서부터다. “흥행만 됐어도 좀 일찍 뜰 수 있었는데. 하하. 그때 <매트릭스>랑 붙어서 정신 못차릴 정도로 밟혔죠.” 그뒤 <행복한 장의사> <봄날은 간다> <선물> <달마야 놀자> 등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조연의 서러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특히 공연 도중이라 고사했던 모 영화의 경우, 제작사쪽에서 사정사정해서 밤낮으로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공연과 촬영을 번갈아 하긴
<간첩 리철진> <공공의 적> <라이터를 켜라>의 이문식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