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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지난 8월17일 성황리에 6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각종 전시행사에 21만명, 영화제인 ANIMASIA에 3만여명, 온라인 행사에 15만명 등 올해 SicAF는 외형적인 면에서 어느 해보다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 또 만화애니메이션 산업 전문 프리마켓을 표방하는 SicAF 프로모션플랜(SPP) 역시 두 번째 행사라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5개국 35개 업체의 참여 속에서 100억원 규모의 투자상담이 이뤄졌다.
1995년 첫 행사가 열린 이래, 짧은 기간 동안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있는 SicAF의 뒤에는 박세형 총감독이 있다. 그는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 대학원을 거치면서 만화에 대한 연구를 시작, 1985년엔 국내 최초의 만화학과인 공주전문대 만화예술과를 설립했고 96년엔 세종대 영상만화학과를 만들었으며, 98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만화과 교수이자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 만화 연구의
애니 코리아, 앞으로 5년이 고비다,박세형 SiCAF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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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밍 풀>의 그녀는 반쯤 미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이 모습이 프랑수아 오종이 상상하던 캐릭터였을 것이다. <사랑의 추억>에서 그녀의 진면목을 알아본 프랑수아 오종은 영화를 구상할 때부터 이 영화의 신경질쟁이 ‘사라 모튼’으로 샬롯 램플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망연자실하게 창에 서서 어린 소녀의 육체를 따갑게 훑어보는 그녀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식칼 하나쯤 집어들 만큼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노트북에 코를 파묻고 창작의 마성에 넋을 잃고 있을 때면 감히 말을 붙이기도 어려울 듯한 지적 매력을 풍긴다. 아마도 메릴 스트립이나 카트린 드뇌브 정도만이 그녀의 주술에 적대할 만한 여신들이 아닐까. 그래서, 스크린이라는 올림포스의 신전에서 그녀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가장 ‘신경질적인 여신’이다. 빼빼마른 몸, 주름살마저 날카로운 얼굴, 안경을 쓰나 안 쓰나 바깥으로 쏘아 내비치는 날카로운 시선. 하지만, 사실 육체의 윤곽을 갖고 그녀를 평한다는 건 어림없는 묘사
삐딱한 영화쟁이들의 여신,<스위밍 풀>의 샬롯 램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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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트렌치코트를 늘씬하게 늘어뜨린 채 뒷모습을 보였을 때도 알아보았지만, 희끄무레한 스튜디오 안에서 짙은 슈트를 입고 곧게 서 있을 때 그의 실루엣은 단 한 가지의 느낌을 뚜렷이 풍겼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건축도면. 소매에 잡힌 주름까지도 미리 계산되어버린.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제까지의 황정민이란 배우가 이 세련된 슈트와 유유상종할 종류처럼 보이진 않았었다 해도, 바람난 변호사 ‘주영작’은 또 다른 황정민 같았으니까.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로드무비>로 넘어갔을 때도 그랬고, <로드무비>에서 <YMCA야구단>으로 건너뛰었을 때도 그랬다. 순박한 드러머 강수, 하염없이 떠도는 청년 대식, 부족함 없이 곱게 자란 착하고 어리숙한 녀석 광태 사이에 고정된 ‘황정민’은 보이지 않았다. 머리스타일이나 수염, 안경 따위의 분장 차이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배우로서 그는, 아무
내년엔 무대로 돌아가겠습니다,<바람난 가족>의 황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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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의 얼굴엔 꽃이 활짝 피어 있다. 영화홍보, 결혼준비, 미뤄왔던 눈 치료까지,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스케줄에 치어 많이 야위었지만, 얼굴에서 환하게 빛이 날 정도로 컨디션은 좋아 보인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만지던 신은경에게서 흘러나온 콧소리는, 충격 그 자체다. “여봉! 안 심심하시죵?” 그뿐인가. 사진 촬영을 하는 짬짬이 뭔가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듯싶어서 바라보면, 그 시선의 끝엔 여지없이 매니저 겸 새신랑이 있다. “결혼, 안 하셨죠? 하세요. 때가 되면? 저도 그랬는데요, 그 때란 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자기가 만드는 거더라구요.” 결혼이 종교가 될 수 있다면, 신은경은 지금 열혈 신도다. 진심으로 전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이 신은경이, ‘형님’이라 불린 그 신은경, 맞아?
하긴, 사람이, 배우가, 하나의 얼굴만 갖고 있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나. 게다가 신은경이 ‘의외로’ 여자답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른 장르에 도전을! <조폭 마누라2>의 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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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DVD 산업은 급속도록 발전해왔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DVD 플레이어는 100만대(DVD-VCR 콤보 포함)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시장에 발매된 DVD 타이틀은 4천여종에 이른다. 또 매달 200여편의 새로운 DVD 타이틀이 새로 출시되는 것을 보면 ‘지금은 DVD 시대’라는 말이 허풍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하지만 국내 DVD 시장의 내실은 그리 탄탄한 편이 아니다. DVD 타이틀을 대여해주는 곳이 드문데다 그나마 확보하고 있는 타이틀도 풍부하지 못해, 특별한 관심이나 필요성보다는 혼수용품으로 구매된 대부분의 DVD 플레이어는 놀고 있는 형편이다. 또 가뜩이나 영화타이틀 소장문화가 희박한 상황에서 활발히 판매되는 타이틀은 사운드와 비주얼이 화려한 블록버스터영화에 치중돼 있다. 여기에 불법복제 타이틀이 온·오프라인에 걸쳐 거래되고 있으며, 이중 판권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등 지금의 한
DVD 타이틀 제작업체 알토미디어 강우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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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브러더스라. 그런데 별로 형제 같지 않다. 친형제가 아니므로 당연하겠지만, 이정재와 이범수는 여러모로 닮은 구석을 찾기 힘든 사람들이다. 스튜디오로 들어서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어깨를 드러낸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들어선 이정재는 소파에 앉으면서 먼저 주위를 살피는 반면, 이범수는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빨간 추리닝 바지에 회색 티셔츠를 한 세트로 갖춰 입고 와서는 윗도리 얼마 아랫도리 얼마 하며, 싸게 샀다고 자랑한다. 여기에 영화사 관계자가 귀띔해준 바에 따르면, 평소 말수가 많지 않은 이정재는 있는 자리도 가려 가지만, 스톱사인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발화(發話)량이 무한대로 뻗어가는 이범수는 없는 자리도 만들어내 사람들을 모으는 타입이란다.
그런데 본래 형제끼리는, 외모나 습관을 빼고 닮은 구석이 별로 없는 법이다. 큰애가 욕심이 많으면 작은애는 양보에 익숙해지고, 애교 많은 누나 밑에서 자란 동생은 상대적으로 뻣뻣한 성격을 갖게 된다. 영화 <오! 브라더스>
오! 형제여,끈끈한 듯 낯선, <오!브라더스>의 이정재&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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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북녀>를 찍으며 실컷 노는 흉내라도 냈으니 조금 분이 풀리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뜻밖에 싱긋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요즘엔 모든 게 자신에겐 놀잇거리란다. 배우가 영화 안에서 노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인터뷰도 하나의 놀이라나. 어째 측은지심 가운데 기특함이 밀려든다.
<별을 쏘다> 이후였을 거다. 노려보는 것만 같았던 카메라 불빛이 편해진 게, 입 안에서 깔끄럽게 맴돌던 대사가 리듬을 타기 시작한 게, 놀 줄 몰랐던 조인성이 까불게 된 게 말이다. <학교>라는 드라마를 찍을 때 주위에서 ‘건방진 녀석’이라고 수군댔지만, 사람들 앞에서 저절로 굳어지는 표정을 숨길 수 없던 그였다. 연출 PD에게도 조인성은 골치아픈 신인이었다. 대사와 연기톤이 튀는 걸 교정해주려 해도 말을 듣지 않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한번 친해지면 허물없이 지내는 조인성은,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드는 타입.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성격 덕분에 늘 구호와 성토가 마음속에 시끄
“인터뷰도 하나의 놀이에요.” <남남 북녀>의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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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은 배우 문소리에게 독립의 영화다. 충무로 한복판의 극장 벽면에, 지하철 대합실과 버스 옆면에, ‘덤빌 테면 덤벼봐’ 하는 표정으로 알몸에 가랑이를 쩍 벌린 채 앉아 있는 문소리를 보면서 세상은 파격적 ‘변신’을 이야기하지만, 그보다 우리는 그녀의 ‘독립’에 주목해야 한다.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박하사탕을 내밀던 들꽃 같던 순임씨. 문소리가 처음 우리의 시야에 들어온 건 아련한 첫사랑의 초상으로 출연했던 <박하사탕>을 통해서였다. 면회를 거부당하고 모랫바람 속에 긴 치마를 휘날리며 사라지던 그 뒷모습, 세상의 똥물에 손 담근 애인 앞에서 끔뻑끔뻑 눈물을 퍼올리던 그 막막한 표정, 꼼짝달싹 못하고 병실에 누워 카메라를 전하던 그 안타까운 손. 달려가지도, 터트리지도, 뻗지도 못했던 문소리의 모든 것은 <오아시스>로 이어지며 더욱 갑갑하게 안으로 파고들었다. “<오아시스>를 본 해외 관객이 <바람난 가족>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 독하게 욕망을 구(求)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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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이 그렇게 잘 될지 정말 몰랐다. 흥행이 잘된 영화든 못 된 영화든 왜 그렇게 됐는지 얘기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흥행을 장담할 순 없다. 예전에 강우석 감독이 영화판에 들어와서 똔똔만 하면 성공하는 거라고 말했는데 이해가 간다. 손해보는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손해를 안 보는 것만 해도 굉장한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픽처스 대표 최재원(37)씨는 지난해와 올해 지옥과 천국을 오간 인물이다. 지난해 아이픽처스의 메인 투자작 <마리이야기> <정글쥬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로드무비> 등 4편 가운데 손해를 보지 않은 영화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한편뿐이었다. <마리이야기> 20억원, <정글쥬스> 3억원, <로드무비> 9억원 등 3편이 32억원의 손해를 끼친 반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10억원의 수익을 냈다. 불운은 올해 초로 이어져서 <마들렌>
아이픽처스 대표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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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So Crazy>는 외설스런 농담 때문에 NC-17 등급을 받은 전설적인(?) 작품으로, 마틴 로렌스가 <빅 마마 하우스> 등에서 화장실 유머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이 우연이 아님을 일러준다. ‘판에 박혔다’거나 ‘경박하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후 미국 극장가에서 ‘마틴 로렌스 효과’는 만만찮은 흥행으로 이어져왔다.
95년 풋내기 감독 마이클 베이와 가수로 더 유명했던 윌 스미스의 <나쁜 녀석들> 팀에 힘을 실어준 이는 자신의 이름을 건 코미디쇼에 출연 중이던 마틴 로렌스였다. 친근한 용모에 걸쭉한 입담을 자랑하던 마틴 로렌스는 여러모로 위험한 프로젝트였던 <나쁜 녀석들>의 유일한 안전판이었다. 8년 뒤, 이들이 속편으로 돌아왔을 때 상황은 달라진 듯 보였다. 편리하게도 언론은, 마이클 베이와 윌 스미스는 할리우드의 특급 스타가 됐고 마틴 로렌스는 그간 제자리걸음만 했다는 ‘상대 비교’ 평가를 앞다퉈 내놓았다. 그러
오해도 실수도, 내 웃음의 재료, 마틴 로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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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다 이사오. 두 거장이 이끄는 지브리 스튜디오엔 십수년 전부터 후계자 발굴과 양성이 지상 과제였다. “우린 너무 늙었어. 재능있는 신인을 찾아야만 해. 하지만 그게 누구든 지브리 브랜드 파워에 대한 부담을 돌파하지 못하면, 가망은 없는 거야.” 그때 모리타 히로유키(39)가 나타났다. 3년 전 지브리에 입사해 <이웃집 야마다군>에 참여했던 신인 애니메이터. 층층시하 엄혹한 작업장에서 자기 주장을 펼쳐 보이던 대차고 야무진 젊은이를,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가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가 단박에 감독 시험에 통과한 건 아니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스즈키 프로듀서의 추천에도 아랑곳없이, 단편 <고로의 대산책>에 원화 작가로 투입하는 등 한동안 그를 곁에 두고 지켜봤다. 그리고는 어느 날 불쑥 “연출을 할 건지 말 건지 당장 정하라”고 닦달해, 모리타 히로유키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미래의 유망주’에게 맡긴다던 일명 ‘고
<고양이의 보은>의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