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살과 20살. 고작 1년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함께한 추억의 무게가 가벼이 여겨질 만큼 길고 깊은 시간이기도 하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되면서 관계의 변화를 겪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적인 갈등 대신 무심한 말, 디저트 하나에 서운함을 느끼게 되는 미묘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담았다. 그 시절을 통과한 이들이라면 정희(김주아)와 민영(윤서영)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적표의 김민영>을 공동 연출한 이재은, 임지선 감독은 2017년 한겨레 영화워크숍에서 수업을 들으며 함께 감독으로서의 꿈을 키워왔다. “표현은 거칠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품은 소노시온 감독을 좋아하고(이재은)” “이창동 감독 영화의 예측 불가성을 좋아하는(임지선)” 두 감독의 취향이 <성적표의 김민영>에도 잘 녹아들어있다.
-<성적표의 김민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재은 극 중 민영과
[인터뷰]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 임지선 감독 -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그려보고 싶었다
-
<복지식당> Awoke
정재익, 서태수 / 한국 / 97분 / 2020년 / 한국경쟁 / 온라인
재기는 교통사고를 당해 더는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휠체어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거동하기 불편한 몸 상태다. 누가 봐도 중증 장애인이 분명한데 첫 장애 등급 심사에서 재기는 경증에 해당하는 5급 판정을 받는다. 5급은 새 출발을 바라는 그의 발목을 붙잡는다. 5급이라 장애인 고용 대상에 해당하여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짐 나르기조차 할 수 없어 보이는 자신의 몸 때문에 채용을 거절당하기 일쑤다. 장애 등급 심사를 다시 받고 싶지만, 현실은 그의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때 장애인 병호가 재기 앞에 나타나 도와주겠다고 한다.
<복지식당>은 장애인이 된 재기가 일상에 복귀하려고 노력하지만, 모순적인 장애인 지원 제도 때문에 번번히 벽에 가로 막혀 좌절하는 과정들을 그려내는 극영화다. 장애 등급 판정, 장애인 취업 지원, 장애인 대출
[2021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정재익, 서태수 감독 - '복지식당'
-
<인플루엔자>는 간호사 사회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 태움을 소재로 한 영화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다.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교육하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괴롭힘을 의미한다. 신종 바이러스가 퍼진 어느 작은 마을의 한 병원, 3개월 차 간호사 다솔은 병원에서 태움을 당하고 있다. 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다솔은 신입 간호사 은비를 교육하게 된다. 자신도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해 아는 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은비만큼은 잘 대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이 영화는 간호사 세계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폭력의 대물림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황준하 감독은 “영화제에 초청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뻤지만 예매가 열리자마자 2시간 만에 매진돼 긴장도 많이 되고 부담감도 크다"며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한 소감을 밝혔다.
-신종 바이러스가 작은 시골 마을에 전파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언제 쓴 시나리오인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
[인터뷰] '인플루엔자' 황준하 감독 - “태움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계급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낫아웃> NOT OUT
이정곤 / 한국 / 108분 / 2021년 / 한국경쟁 / 온라인
고교 유망주인 광호는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프로 선수로서의 꿈이 좌절된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간절함이 광호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계획에 없던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면서 광호는 지망 대학이 같은 동료들과 갈등을 빚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 민철이 있는 가짜 휘발유 판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된다.
<낫아웃>이 묘사하는 광호의 세계는 오직 야구로 가득하다. 그런 광호의 폭주하는 에너지를 담는 데에 집중하면서도, 영화는 제목과 같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그를 다독인다. 광호 외에도 20살을 기점으로 갈라지는 고교야구팀원들의 미래와 고를 선택지조차 부재한 청춘들의 삶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단편 <조문> <윤리거리규칙>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던 이정곤 감독의 연출작이다.
[2021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이정곤 감독, '낫아웃'
-
-
올해 전주영화제는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 섹션을 통해 쓰이지 않은 방식의 영화사적 계보 그리기를 시도한다. 7명의 감독, 15편의 여성감독의 다큐멘터리, 픽션, 실험을 아우르는 기획전으로 기록에 관해 기록하고, 기록하기를 사유하는 작품을 모았다. <워터멜론 우먼>(1996)과 <금발머리 부부>(2003)를 제외하면 대부분 60, 70년대 제작된 작품이다. 그러므로 왜 이 두 영화가 (비교적) ‘최근’을 대표하는 자리에 놓여 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두 영화는 다큐멘터리(<금발머리 부부>) 혹은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가진 극영화(<워터멜론 우먼>)로 잊히거나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찾는 과정이 담긴다.
<금발머리 부부>에서 감독 알베르티나 카리는 어린 시절 실종된 자신의 부모가 누구이고,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찾으려 한다. <워터멜론 우먼>의 감독 셰릴 두녜이는 한 인물에 관한 허구적 상을 조각한다.
[SPECIAL FOCUS] 카메라를 통해서만 가능한 여성의 초상
-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한 차례 영화제를 치룬 전진수·문석·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지난해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며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영화 제작 환경의 어려움을 짚으면서도 세 프로그래머는 "그렇기에 더더욱, 작은 영화들과 관객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영화제의 의미를 되새겼다. 올해 지원작들의 경향부터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 등의 신설된 부문까지, 4월 29일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만난 세 프로그래머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해 코로나 펜데믹으로 변동이 많은 상황 속에서 영화제를 치렀다. 프로그래머로서 제21회 영화제를 평가한다면.
문석 국내 큰 규모의 영화제로서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경우였다. 무관객, 비공개 영화제로 개최하는 등 변동이 커서 스텝들이 고생이 많았다. 그래도 온라인 상영과 같은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자평한다.
전진수 한국 감독들
[인터뷰] 전진수·문석·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작고 별난 영화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
‘영화는 계속된다’는 선언과 함께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 29일 막을 올렸다. 5월 8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는 전주시 내 네 개의 오프라인 상영관과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해 48개국 194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이중 142편을 온라인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팬데믹 속에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영화제의 활로를 뚫고 있는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눈길에 제일 앞서가며 발자국을 만들어내는 재미가 있다”며 전주국제영화제만의 방향성과 노하우를 풀어놓았다. 개막을 앞둔 그를 만나 영화제 준비 과정과 각오를 들었다.
-최근 전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700명대를 넘어섰다. 영화제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영화제를 크게 프로그래밍, 행사 진행, 방역으로 나눴을 때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게 방역이다. 전국 확진자 수보다도 영화제가 열리는 전북 상황이 관건이다. 전주는 하루에 5명 이하로 확진자 수가 나오는 상태다. 며칠 사이 추이가 안
[인터뷰]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비장하고도 경쾌하게, 영화는 계속된다
-
<아버지의 길> FATHER
스르단 고루보비치 / 세르비아, 프랑스, 독일,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 120분 / 2020년 / 개막작 / 온라인
무엇이 부모를 부모답게 하는가.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이 “현대의 시지프스 같은 인물”이라 소개하는 주인공 니콜라는 이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갖고 있다. 실직 후 밀린 월급도, 퇴직 수당도 받지 못한 채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는 그는 오직 아이들을 향한 사랑으로 가족을 지키는 중이다. 그러나 빠듯한 생활에 지친 아내는 분신자살을 시도한다. 아내는 다행히 목숨을 건지지만 사회복지센터는 아동 긴급 보호조치를 취한다.
이후 니콜라는 위탁가정에 맡겨진 남매를 되찾으려하나 센터장은 니콜라의 불안정한 수입 등을 이유로 아이들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한다. 이를 야속해하고 있을 수만은 없던 니콜라는 세르비아 중앙정부가 있는 베오그라드까지 가서 직접 장관을 만나기로 한다. 300km를 걷고 또 걸어 진심을 보여
[2021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 '아버지의 길'
-
Goun’s line “Nobody cares about us anyway” is a message that runs through the entire story in Homeless. After losing their entire fortune to a scam, Hangyul and Goun wander from a jjimjilbang (bathhouse) to another with their baby Woorim. The two young parents work hard, making deliveries and posting flyers, but their income cannot even cover the hospital bills for Woorim. In the shadowy corners of the world outside people’s gazes, their lives gradually crumble around them. Filmmaker LIM Seunghy
[2020 JIFF Daily] LIM Seunghyeun, director of Homeless: Compassion for the people outside of our view
-
"That college he went to? Everyone and their mother could have gotten in as long as they paid their tuition!" Obok, the mother of the new bride-to-be, badmouths her future son-in-law in front of her family before meeting his family at the restaurant. But when her future in-laws arrive, she praises him, saying “He seems like an honest and devoted young man.” She is a woman who is loud and hot-tempered with her family, but in front of others she’s compelled to say only good things. Gull begins wit
[2020 JIFF Daily] KIM Mijo, director of Gull-Sexual abuse survivors are like lonely gulls
-
I thought she were an unknown but experienced actor making her first on-screen debut. Mom’s Song(Korean title: Wind, Clear Away the Fog) tells the story of Dongmin (played by SHIN Jungwoong), who receives a phone call in the middle of the night and heads out to pick up his drunk mother Hyejeong (played by KIM Hyejeong and NOH Yoonjung). Surprisingly, one of the actors who plays Hyejeong is, in fact, director SHIN Dongmin’s real mother, KIM Hyejeong. It is unnecessary to attach a huge significanc
[2020 JIFF Daily] SHIN Dongmin, director of Mom’s Song- "I don’t believe that changing the actors for the role of mother harms the 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