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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할리우드의 표적이 되다
2002-06-10

말레이시아, 대만, 중국 등 해적판 DVD 단속, 할리우드 불법 동영상 대책 고심할리우드가 해적판 DVD와 VCD, 인터넷에서 나도는 불법 동영상 파일 때문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최근 눈에 띄게 규모가 커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해적판 동영상물 시장 실태를 보도하면서, 이미 해적판의 본산으로 자리잡은 홍콩과 말레이시아, 대만, 중국 업자들이 발빠르게 세력을 넓히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해적판 범람이 새삼스럽게 이슈가 된 것은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해적판이 대규모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경우는 <에피소드2> 개봉 하루 전날 말레이시아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된 5천장의 해적판 DVD.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틀 뒤 싱가포르로 향하는 야채상자 밑에서 1천장 넘는 <에피소드2> DVD를 적발한 뒤 식당과 상점, 터미널 등에서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말레이시아 업자들은 해외로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호주 정부는 <에피소드2> 개봉 전인 5월10일, 사상 최대 규모의 해적판 DVD를 들여온 말레이시아 국적의 포센림에게 1만1천달러의 벌금과 함께 6개월의 금고형을 선고하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호주의 해적판 동영상물 시장 점유율은 5%. 그러나 호주영화배급협회 의장 마이크 셀윈은 “지금 해적판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정부와 경찰이 제대로 법률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만과 중국도 해적판 시장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만 경찰은 타이베이 교외에 주로 분포한 해적판 유통업체들을 기습 단속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대만은 지적소유권의 침해로 악명 높은 국가. 익명으로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 응한 해적판 업자는 한번 장사에 나설 때마다 100달러에서 2500달러에 달하는 수입을 올린다고 밝혀 해적판 근절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아직 <에피소드2>가 개봉하지 않은 중국은 개봉을 앞당기는 형태로 불법 영화시장에 대응하고 나섰다. <에피소드2>는 개봉 두달 전에 이미 DVD가 유포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교훈삼아 개봉일을 7월12일로 앞당겼다.이에 대해 할리우드는 아예 원천을 봉쇄하는 대책을 고민하는 중이다. 해적판의 근원인 불법 동영상 파일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영화협회는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7개 중 6개 회사와 협력해 유료로 동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일종의 인터넷 배급업체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의 앞날에 대해 회의적이다. 아무리 앞선 기술로 파일을 보호한다 해도 복제방지 코드를 해체할 수 있는 해커들이 세계 각국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하드웨어의 용량과 성능은 날이 갈수록 발달하는 데 반해 오디오와 비디오 파일 용량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 것도 근거의 하나. 이런 어려움을 두고 미국특허청의 제임스 로건은 결국 사용자들의 양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요즘 세대는 절도는 범죄라고 생각하면서 불법 파일 유통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불법 파일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사실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1980년대부터 할리우드를 골치아프게 만들었던 해적판 시장은 당분간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수단 덕분에 그 기세를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