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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시, ‘평화, 사랑, 통합’, 배우 러샤나 린치
박수용 2024-03-14

러샤나 린치(오른쪽)

- 배역의 모델인 리타 말리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일주일간 기초적인 자료조사를 진행하다 리타를 직접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리타와 여러 번 마주앉아 그녀의 사랑과 기억에 대해 청해 들었다. 그러자 이번 영화 속 나의 역할은 연기자가 아닌 그저 리타를 온전히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촬영장에서도 그녀와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며 그녀가 전해준 에너지와 가치관에 접속하려 했다.

- 부모의 고향인 자메이카에서의 촬영이 더욱 뜻깊었을 것 같은데.

= 영국 출생의 자메이카 여성으로서 런던에서 시작한 촬영을 자메이카에서 끝맺을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었다. 더불어 리타는 자메이카의 여왕 같은 존재 아닌가. 귀하고 영광스러운 경험이었다. 자메이카에 도착하자마자 영화의 정서와 정확히 공명하는 에너지를 느꼈다. 이 작업 전체가 밥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 같았다. 그가 음악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던 땅으로 돌아와 그의 삶 속 아름다운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니 말이다.

- 파트와 대사를 소화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 부모님의 언어로 연기할 수 있어 기뻤다. 사실 리타의 70년대 자메이카 말투와 내 가족이 사용하는 말씨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리타의 언어는 빠르고 간결하며 정통 영어와 파트와를 함께 사용한다. 나는 파트와에 익숙했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할 때 파트와의 사용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혀 다른 언어를 배우는 듯해 흥미로웠다.

- 무대 위 가수로서 리타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 공연 장면에서는 다 함께 밥 말리의 수많은 명곡을 반복해 들었다. 나는 음악 교육을 받기도 했고, 음악가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웠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 밥과 리타의 삶과 레게 음악의 정신이 현시대에 어떻게 받아들여졌으면 하는가.

= 밥과 그의 음악이 가진 고유의 진동에는 그 누구라도 쉽게 공명할 수 있다. 그와 리타가 일생에 걸쳐 발신한 메시지는 ‘평화, 사랑, 통합’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선뜻 실현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와 그의 음악을 통해 잠시나마 그 가치를 떠올린다면 각자의 삶 속의 작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의 파급효과로 점차 세상이 변할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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