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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너 떨고 있니?
2002-07-22

비할리우드영화의 체질강화와 할리우드의 대응에 대한 <버라이어티>의 진단<버라이어티>가 7월14일치 머릿기사에서 유럽 및 아시아영화의 성장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대응을 진단했다. 비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약진은, 2000년 73%를 기록한 유럽 시장의 미국영화 점유율이 2001년 65%로 떨어지면서 표면화됐다. 한국과 타이, 일본이 선전한 동아시아의 시장 상황도 비슷했다. 표면적 통계로 보면 2002년 상반기 유럽의 영화산업은 일단 2001년의 붐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5월 현재 스페인 자국영화 관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48% 감소했으며 프랑스의 상반기 자국영화 점유율도 지난해보다 8.6% 떨어진 41.4%에 그쳤다. 그러나 <버라이어티>는 해마다 오르내리게 마련인 박스오피스 수치를 넘어서는 유럽 영화산업의 상승기류에 주목했다. 2001년 자국영화들이 낸 고무적인 성적이 유럽 투자 배급사의 경영마인드에 일으킨 변화가 지속적인 결과물을 내리라는 전망이 희망적 진단의 첫째 이유. 실제로 <위 워 솔저스> <U-571> 등 값비싼 할리우드 대작을 샀다가 낭패를 본 유럽 배급사들은 자국영화 제작으로 투자를 돌리는 한편, 할리우드 영화 판권을 거래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가 주시하는 더 근본적인 변화는 할리우드 밖 영화인들이 할리우드의 규칙을 익혀 게임에 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영국의 노장 프로듀서 닉 파웰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상업적 감각을 가진 유럽 제작자들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업적 감각으로 움직이는) 프로덕션 공동체가 생겼다”고 말해 감독과 제작자, 투자자, 시스템의 세대교체를 암시했다. 이러한 신경향의 주체로는 스웨덴의 소네트, 덴마크의 젠트로파, 독일의 콘스탄틴필름, 네덜란드의 A-필름, 스페인의 소제시네, 뤽 베송의 유로파코프가 꼽혔다. 새로운 마인드의 유럽 영화인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대결할 거대 프로젝트에 도전하기보다 자국 관객을 겨냥한 저예산영화에 집중하고 있다. 10대 영화, 스릴러, 호러, 가족물 등 장르영화에 대해 한층 적극적인 창작태도도 두드러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르웨이의 <엘링>, 영국의 <슈팅 라이크 베컴>, 스웨덴과 덴마크, 이탈리아 합작의 <투게더> 등은 특수한 자국문화의 표식을 지니고도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가장 특수한 것이 가장 보편적이라는 속설이 적중한 경우. <버라이어티>는 밝은 톤과 명랑한 정조로 호소하면서도 전통적인 유럽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이 성공작들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한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각국 영화산업의 활성화를 오히려 비즈니스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니, 워너, 브에나비스타, 유니버설이 각국 영화의 배급, 제작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브에나비스타가 개봉 10일 만에 스페인 역대 3위 흥행성적을 올린 <침대의 다른 쪽>을 배급했고, 노르웨이의 히트작 <엘링>은 스칸디나비아 UIP의 돈으로 제작됐다. 아시아에서는 브에나비스타, 소니 등이 한국, 중국, 홍콩영화 제작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 7월17일에는 폭스가 인도영화 제작사와 3편의 합작 계약을 발표했다. “건강한 시장에는 건강한 토착영화가 있다”는 UIP 앤드루 크립스 회장의 말과 “어쨌든 관객은 1억달러짜리 영화를 보고 싶어하고 그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한곳뿐”이라는 영국 헬콘사 간부 사이먼 프랭크스의 말이 할리우드가 긴장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