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벌기위해 써야한다
2002-10-28

할리우드 마케팅 비용 가파른 상승할리우드의 마케팅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LA타임스>는 올해 할리우드의 마케팅 비용이 2001년의 30억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스튜디오가 마케팅을 제작비 회수를 위한 ‘보험’으로 여기는 한, 마케팅비 상승곡선은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LA타임스>는 올해 할리우드 전체의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의 30억달러에서 17%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개봉하는 영화들의 평균 마케팅 비용은 3100만달러. 작품에 따라선 <스파이더 맨>처럼 평균치의 2배에 달하는 큰돈을 마케팅에 쏟는 경우도 있다.원작이 있는 영화거나 크게 흥행한 작품의 속편도 예외는 아니다. <맨 인 블랙2>와 <스튜어트 리틀2>는 사전 인지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5천만달러짜리 마케팅을 감행했다. 워너는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개봉한 영화 중 27편에 대한 TV 광고를 내보냈고, 레볼루션 스튜디오는 <트리플X>의 개봉에 맞춰 LA 국제공항 건물을 감싸는 대형 포스터를 제작했다. 1989년 <배트맨>으로부터 시작된 TV 광고와 길거리 광고판을 이용한 홍보는 기본. 이제 관건은 ‘사이즈’다.이는 “벌기 위해선 써야 한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가고 있는데다, 경쟁작의 마케팅 규모와 패턴을 의식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한 스튜디오 간부는 “우리가 마케팅에 과도하게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건 사실이다.그러나 이 게임에선 전부 얻거나 아님 잃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밝힌다. 흥행이라는 도박에서 크게 따려면 ‘판돈’을 늘려야 한다는 것. 개봉주의 성적이 영화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는 추세라, 스튜디오는 가능한 한 많은 개봉관을 확보하려 하고, 그 많은 좌석을 채우기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리게 되는 것. 물량공세에 다름 아닌 마케팅 스타일이 영화의 수명을 단축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소모적인 경쟁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그렇지만 스튜디오는 근본적으로 값비싼 마케팅의 효력을 믿는다. 마케팅에 많이 투자할수록 국제시장에 작품을 잘 알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비디오와 DVD, 그리고 TV 판권 등의 판매 실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마케팅이 영화의 흥행을 보증하는 건 아니다. <윈드토커>는 개봉 당시 흥행이 저조했고, 제작사인 MGM 스튜디오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에 수백만 달러를 더 썼지만, 이 때문에 더 큰 손실을 보고 말았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4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쳐, 마케팅 비용도 회수하지 못했다.1억2천만달러짜리 영화 <스튜어트 리틀2>도 마케팅에 5천만달러를 썼지만, 미국 내 매표 수익은 이를 약간 넘어선 6300만달러에 불과했다. 반대 케이스도 있다. MGM의 <바버샵>과 IFC의 <나의 그리스식 결혼>은 2천만달러 내외의 저예산 마케팅으로도 흥행에 성공해 ‘연구대상’으로 추어올려지고 있다.배는 물론 배꼽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스튜디오의 애환도 커지고 있다. 초반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더해, 인수 합병을 통해 모회사로 모시게 된 종합미디어기업으로부터는 마케팅비를 줄이라는 압력을, 영화에 출연한 스타 배우와 감독들로부터는 마케팅비를 늘리라는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는 실정.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이라는 ‘대안’이 절실한 시점이다.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