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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부산 국제영화제/다큐멘터리(2)
2002-11-08

카메라로 쓴 생존의 기록

아프간 알파벳 Afghan Alphabet

▶ 와이드앵글/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46분

▶ 11월19일 오전 11시 대영6, 11월21일 오후 8시 대영6

아프가니스탄에 희망을! 미래를! 1980년 아프가니스탄 내전이 발발한 이래, 2천만명 중 250만명이 죽었고 700만명이 집을 잃고 다른 나라를 떠돌고 있다. <아프간 알파벳>은 이란과 아프간 국경지대에 사는 아프간 어린이들을 주목한다. 바글거리는 난민의 아이들은 이란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공교육에서 소외돼 있다. <아프간 알파벳>은 UNICEF 등의 도움으로 이곳에 세워진 학교의 첫날을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학교를, 아프간의 미래를 튼튼하게 만들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기는 평등한 정보의 시대인가.

라말라에서의 결혼 A Wedding in Ramallah

▶ 와이드앵글/ 호주/ 셰린 살라마/ 2001년/ 90분

▶ 11월19일 오후2시30분 대영5, 11월22일 오후 8시 대영5

어느 가족의 이야기로 들여다본 팔레스타인의 비극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협정을 준수하던 2000년 여름, 미국에서 살고 있는 전화수리공 바삼은 신부감을 찾기 위해 고향인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간다. 마을처녀 마리암과 결혼식을 올리는 바삼. 그러나 이듬해가 되자 상황은 달라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은 다시 유혈사태로 번지고 마리암은 먼저 미국으로 떠난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가기 위해 애쓰지만 비자를 얻기는 쉽지 않다. 도로는 폐쇄되고 곳곳에서 총성이 이어진다. 이집트인 아버지와 팔레스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셰린 살라마 감독이 UN봉사활동을 위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9개월간 체류할 당시 구상한 작품이라는 <라말라에서의 결혼>은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또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테러와 보복테러가 빗발치는 그곳에서도 사람들은 결혼식을 보러 모여들고 새내기 부부의 미래를 축복하는 것이다. 지난 12년간 중동을 두루 여행하며 프리랜서 기자로, 뉴스 리포터로 활동한 살라마 감독은 UN 미디어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경계도시 July Rhapsody

▶ 와이드앵글/ 한국/ 홍형숙/ 2002년/ 80분

▶ 11월16일 오후8시 대영6, 11월21일 오후 5시 대영6

33년간 입국금지된 실천적 지식인, 송두율 교수의 삶 송두율, 재독 철학자, 뮌스터대 교수, 한국에서 간첩혐의를 받고 있어 입국이 금지된 인물. <경계도시>는 한국에 올 수 없는 지식인, 송두율 교수를 통해 여전히 남아 있는 분단국가의 슬픔을 그리고 있다. 2000년 6월 송두율 교수의 집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고 문익환 목사를 기리는 늦봄통일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며 시상식은 7월4일이라는 전화. 송두율 교수는 간밤에 생전에 한번도 뵌 적 없는 문익환 목사가 나타났다며 33년 만에 고국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에 설렌다. 부인은 7월2일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하고 모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출발 당일 문제가 발생한다. 국회에서 송두율 교수의 사상을 문제삼는 발언이 나오고 정부는 준법서약서와 국정원 조사를 요구한다. 다시한번 좌절된 고국방문. 부인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을 내비친다. 오랜 세월 감시와 긴장 속에 살아온 탓에 속내를 감추는 버릇이 생겼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송두율 교수의 귀국이 좌절된 뒤 수상자가 참석하지 않은 채 이뤄진 시상식으로 옮겨간다. 참석자들은 독일에서 보낸 송두율 교수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눈물 흘린다. 남과 북의 정상이 두 손을 잡는 시대가 됐지만 이데올로기의 사슬은 끈질기게 사람들의 목을 조른다. 송두율 교수는 이것 아니면 저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철학으로는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준법서약서를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 <본명선언> 등으로 알려진 홍형숙 감독이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는 어떤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인 현실까지 언급하고 있다. 송두율 교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정보를 접하고 국정원은 감독과 프로듀서를 불러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영화는 앞뒤 자막을 통해 이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일상적인 행위에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경구를 새겨두고 있다.

내 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 All about My Father

▶ 와이드앵글/ 노르웨이/ 에벤 베네스타드/ 2001년/ 77분

▶ 11월17일 오후5시 메가박스5, 11월22일 오후8시 메가박스6

나의 아버지는 어찌하여 여자가 되려하는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을 패러디한 제목이 암시하듯 <내 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은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노르웨이의 기독교도 마을에 살고 있는 에스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의사를 하고 있는 그는 겉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는 중년 신사다.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복장도착자라는 사실. 아들은 아버지 에스벤이 복장도착의 세계로 끌린 계기부터 지금 가족을 괴롭히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사실을 카메라에 담는다. 거기엔 에스벤의 이혼도 들어 있다. 학교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한 에스벤에겐 딸 엘리자베스와 아들 에벤이 생긴다. 홈비디오로 찍은 당시 화면은 행복한 가족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느 날 직장에서 일찍 돌아온 아내가 남편의 비밀을 발견한다. 여자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쓴 남편을. 아내는 용납하지 못하지만 에스벤 역시 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결국 둘은 이혼하고 에스벤은 복장도착자인 자신을 이해하는 여자와 재혼하기에 이른다. 물론 그것으로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에스벤은 스스로 성의학자가 되어 복장도착증을 연구하고 국영방송에 나가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다. 자식들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아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며 아버지의 욕망에 대해 캐묻는다.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서 상영돼 테디 베어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작품.

나의 아버지 글라우버 로샤 Stones in the Sky

▶ 와이드앵글/브라질/에릭로샤/2002년/94분

▶ 11월17일 8시 MB7, 11월21일 5시 MB9

시네마노보의 기수, 글라우버 로샤를 기억하라! 제3세계 영화운동의 대표적 작가인 브라질 감독 글라우버 로샤의 삶을 그의 아들 에릭 로샤가 재조명한 작품. 조국의 궁핍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제국주의의 언어와 세계관이 아니라 식민지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로샤는 영화에서도 변혁을 추구했다. 미국이나 유럽영화가 아닌 제3세계만의 영화언어를 주창한 것이다. 브라질 군사정권이 시민권을 제한하는 등 탄압을 계속하자 조국을 떠났던 로샤는 70년대초 쿠바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한다. 당시 쿠바는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에서 탄압받던 영화인들이 한데 모였는데 영화는 쿠바를 배경으로 로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를 혁명의 무기로 여기며 불꽃처럼 살았던 한 영화감독이 남긴 갖가지 유산이 카메라에 담긴다.

신의 아이들 God’s Children

▶ 와이드 앵글/ 일본/ 시노마야 히로시/ 105분

▶ 11월15일 오후 8시30분 부산3, 11월17일 오후 2시 메가박스9

쓰레기 산에 파묻힌 赤貧의 삶. 2000년 7월 거센 태풍이 불던 날, 필리핀 케손시의 파타야스에 조성된 쓰레기 매립장이 붕괴된다. 아니, 거대한 ‘쓰레기 산’이 무너진 것이다. 이로 인해 인근에 살던 빈민 4만여명 중 1천여명이 압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일본의 다큐 감독 시노마야 히로시는 필리핀으로 떠나 시신 발굴하는 장면을 찍기 시작한다. 그렇게 탄생한 <신의 아이들>은 새까맣게 변해버린 아이들의 시체가 끝도 없이 발굴되는 이 참혹한 현장을 굳게 지켜냈다. 이어 감독은 다시 생존을 위해 파닥거리는 이 적빈(赤貧)의 가녀린 날갯짓을 묵묵히 지켜본다. 이 비참한 현실을 바라보는 데는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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