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돌파구는 아시아의 아이디어!
2002-12-02

<링> <카오스> <검은 물 밑에서> 등 할리우드, 아시아영화 리메이크 붐“아시아가 미국을 떨게 하다.” 11월25일치 <타임> 아시아판은 최근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한 일본 공포영화 <링>이 개봉 5주차 북미 박스오피스 1억달러를 넘기자, 이런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아시아영화에 눈길을 돌리는 할리우드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돌아봤다.지난해 드림웍스의 프로듀서 로리 맥도널드가 일본영화 <링>을 보고 100만달러에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 <멕시칸>의 감독 고어 버빈스키에게 연출을 맡긴 <링>은 개봉 3주차 주말에 흥행수입 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첫 주말 흥행수입 1500만달러를 넘는 것으로 ‘무서운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타임>의 영화평론가 리처드 콜리스는 이 기사에서 “<링> 관계자들 사이에서 벌써 ‘프랜차이즈’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하지만 반드시 <링>의 흥행성공이 아니더라도, 최근 할리우드가 아시아영화 리메이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은 분명하다. 오리지널 <링>의 감독 나카다 히데오는 그중 돋보이는 인물. 나카다 히데오가 <링> 이후에 만든 두편의 영화 <카오스>와 <검은 물 밑에서>는 이미 리메이크 계약을 맺었다.<카오스>의 리메이크판 감독은 영국영화 <섹시 비스트>의 조너선 글레이저. 로버트 드 니로가 공동제작자로 있는 트라이베카필름이 제작사로 나섰으며 베니치오 델 토로의 출연이 유력하다. 빌 메커닉이 대표로 있는 판데모니엄이 준비 중인 <검은 물 밑에서>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나카다 히데오가 직접 할 가능성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물론 할리우드가 눈독을 들인 영화는 나카다 히데오의 작품만이 아니다. 홍콩, 타이 합작으로 팡 형제가 연출한 공포영화 <디 아이>의 리메이크는 톰 크루즈의 제작사가 추진 중이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원더풀 라이프>는 이십세기 폭스의 지원 아래 <클루리스>의 감독 에이미 해커링이 각색 중이다.이런 경향의 한축으로 한국영화 리메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미라맥스가 <조폭 마누라>에 95만달러를, 드림웍스가 <엽기적인 그녀>에 75만달러를, MGM이 <달마야 놀자>에 30만달러를 지불해 리메이크 권리를 땄고, 최근 흥행작 <가문의 영광>도 워너브러더스에 50만달러를 받고 리메이크권을 팔았다.할리우드가 아시아영화 리메이크에 눈을 붉히는 최근 상황은 어떤 면에선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타임>의 리처드 콜리스는 한때 아시아가 할리우드영화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데 어떤 거리낌도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홍콩에선 뤽 베송의 <니키타>가 <블랙캣>이라는 영화로 둔갑했으며, 인도에선 <왓 라이즈 비니스>가 <라즈>라는 영화로,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이 <엑 크호티시 러브 스토리>로 리메이크됐다.그러나 지금 할리우드가 보여주는 아시아영화에 대한 관심이 느닷없는 일은 아니다.오우삼, 성룡, 주윤발 등이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고 있고,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이 홍콩영화의 열혈팬임을 자랑스럽게 고백하는 상황에서 동서양의 영화교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링>의 흥행성공이 시사하는 바도 이런 것이 아닐까 <링> 이후 리메이크될 영화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해지는 것도 이런 대목이다. 홍콩의 예로 보면 다양한 인적교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물론 당장 궁금한 것은 <조폭 마누라> <엽기적인 그녀>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등을 할리우드가 어떻게 바꿀지에 있지만.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