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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장 그대로… 타이인의 나라지키기 ‘방라잔’
2002-12-13

2000년 개봉돼 타이에서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던 <방라잔>이 국내에 개봉된다. <잔다라>, <아이언 레이디>에 이어 국내에 세번째로 소개되는 타이영화로 18세기 전쟁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763년 고대 타이의 수도인 아유디야는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버마로부터 위협을 받는다. 버마의 망그라왕은 1775년 그의 반대세력을 지원하는 아유디야를 물리치기 위해 대부대를 출정시킨다. 원정군 가운데 하나인 네메아오 장군의 부대는 아유디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방라잔 마을 사람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힌다.

수세기 동안 문학과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방라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3·1운동처럼 타이 국민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또한 가장 극적인 사건이라고 한다. 타닛 지트누쿨 감독은 이 익숙한 이야기를 대규모의 액션스펙터클로 스크린에 옮겨놓았다. <방라잔>은 제작과 흥행 규모에서 최초로 기록될 만한 타이형 블럭버스터영화다.

상영시간의 상당부분을 전투장면에 할애하는 이 영화는 방라잔 사람들의 목숨을 건 투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족을 버마군에게 잃고 도적이 돼 살아가던 아이잔을 비롯해 술주정꾼 아이인, 노인과 여성들까지 모든 마을사람들이 버마군의 집요한 괴롭힘 속에서 용맹스런 전사가 된다. 버마군의 여덟번째 공격에서 방라잔 사람들은 어른아이 할 것없이 마지막 저항을 벌이지만 결국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한다. 수만명의 엑스트라와 물소 떼를 동원해 연출한 마지막 전투장면은 쓰러져가는 주인공들을 느린 동작으로 잡아내며 사실성과 함께 비장함을 이끌어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방라잔을 접수한 버마의 장군까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용기를 칭송한다.

주인공 아이인을 연기한 위나이 크라이부트르는 지난해 <방라잔>과 함께 자국영화 붐을 일으켰던 <낭낙>에서도 주연을 한, 타이에서 가장 주가높은 배우다. 13일 개봉.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