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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무협물 제작 활발
2003-01-06

충무로 영화계에 무협물 제작이 활발하다. 그동안 꾸준히 긴 머리의 배우와 칼싸움이 등장하는 ‘무협액션물’이 제작돼왔으나 흥행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본 것이 사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던 <귀천도>는 김민종이 부르던 주제가의 히트와 표절 시비만을 남겼고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던 <단적비연수>도 이름값을 못했다.

<비천무>도 흥행과 비평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편. <무사>정도만 흥행에서 작은 성공을 거뒀다. 현재 제작이 진행 중인 무협영화는 예전의 경우보다 스케일이나 제작비 면에서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특징. 제작사들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협영화 붐’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제작비 60억의 블록버스터급 무협물 <천년호(千年湖)>(제작 한맥영화)는 신상옥 감독의 69년작 <천년호(千年狐)>에서 제목을 따왔다. 천년의 한을 가진 ‘천년호’를 배경으로 무사 비하랑와 자운비 사이의 비극적인 사랑을 액션과 판타지를 곁들여 그려내고 있다. ‘흥행배우’ 정준호와 이 영화로 처음 스크린에 얼굴을 내미는 김효진이 연인으로 출연하며 TV드라마 「태조왕건」의 김혜리가 둘 사이를 시기하는 진성여왕을 맡는다. 철저한 고증을 거친 의상과 소품, 화려한 특수효과와 완성도 있는 액션 등을 위해 뤼에 촬영감독과 원덕 무술감독이 참여해 중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되고 있다. <닥터봉>과 <자귀모>를 만들었던 이광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2월초까지 촬영을 마친 뒤 6월께 관객들을 만날 예정.

<청풍명월>(제작 화이트리엔터테인먼트)은 한국적인 극사실주의 무협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억을 들여 한강주교 세트를 만들었으며 1천 자루의 칼과 7백여 벌의 갑옷 등을 제작했을 정도로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있다. <결혼이야기>로 90년대 초반 ‘새로운 한국영화’의 신호탄을 터뜨렸던 김의석감독이 <북경반점>이후 3년만에 메가폰을 잡았으며 최민수와 조재현의 두 카리스마가 한 영화에서 폭발한다. 인조반정 시기에 엘리트 무관 양성기관인 ‘청풍명월’을 배경으로 두 검객의 엇갈린 운명과 우정을 그린다. 60억의 제작비로 만들어졌으며 오는 4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촬영 중이다.

한편, 지난 해 <가문의 영광>으로 대박을 터뜨렸던 태원영화사는 무협물 <무영검>을 준비하고 있다. <비천무>를 만들었던 김영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이 영화는 현재 캐스팅을 앞두고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올 하반기 안에는 관객들을 만날 예정.

이밖에도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무협 보다는 코미디에 가까운 <황산벌>(제작 씨네월드)이 5월쯤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백제의 전투작전을 염탐한 신라측이 ‘거시기’라는 백제의 사투리를 해석하지 못해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을 다룬 영화로 <몽정기>의 정초신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