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거장감독 왕가위가 올해 5월17일 개막하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59회를 맞는 칸영화제에서 중국인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왕가위 감독과 칸영화제는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왕가위는 데뷔작 <열혈남아>로 지난 1989년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한 이래 1997년 <해피 투게더>로 감독상을, 2000년 <화양연화>로 남우주연상과 기술대상을 수상했고 2004년에는 <2046>을 경쟁부문에 출품한 바 있다.
왕가위 감독은 “질 자콥 조직위원장과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이하 영화제 관계자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하면서 “도시마다 고유한 언어가 있는데 칸에는 꿈들의 언어가 있다. 한 사람의 꿈을 다른 사람의 꿈보다 못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심사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또 “중국 속담에 ‘누구도 언제 바람이 올지 예측할 수 없지만 항상 창문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시대의 재능있는 영화인이 창조한 꿈을 다른 심사위원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창을 활짝 열어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에는 에밀 쿠스투리차가 심사위원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