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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뱀파이어 영화, <언더월드2 - 에볼루션>
박혜명 2006-02-22

뱀파이어족의 리더 빅터는 셀린느(케이트 베킨세일)의 손에 죽었지만 또 다른 리더 마커스가 부활했다. 마커스는 800년 전 빅터가 감금시킨 자신의 형제이자 늑대인간족 윌리엄을 해방시키고자 한다. 이 지하감옥의 열쇠를 가진 이는 혼혈인간인 마이클. 결국 셀린느는 빅터를 죽였다는 이유로, 마이클은 열쇠를 가졌다는 이유로 마커스의 쫓김을 당하고 연인인 셀린느와 마이클은 인간세계의 정복을 목표로 삼은 마커스와 최후 결전을 벌이게 된다.

뱀파이어 영화 - 에볼루션 오브 스타일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1931)는 우리가 ‘뱀파이어’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의 전형을 만든 영화다. 새하얀 드레스 셔츠에 새카만 정장, 나비넥타이 그리고 포마드 기름을 발라 완벽하게 넘긴 머리칼. 루마니아 출신 배우 벨라 루고시가 수립한 뱀파이어 스타일은 테렌스 피셔 감독의 <드라큘라>(1958)에서 크리스토퍼 리로 이어진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드라큘라>(1998)에서 게리 올드먼은 매우 세련된 스타일 감각을 과시한 뱀파이어다. 잿빛 벨벳 슈트와 벨벳 중절모, 어깨 위로 흘러내리는 고수머리와 파란색 선글라스의 코디네이션이라니! 게리 올드먼은 섹시하기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럭셔리어스, 글래머러스, 로맨틱 스타일의 절정은 닐 조던의 흡혈귀 멜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다. 이 시대 최고의 두 꽃미남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는 아름다운 금발을 늘어뜨리고 사파이어빛, 에메랄드빛, 루비빛, 황금빛 의상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갈아입고 산다. 벨라 루고시풍 스타일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유행이 된 것이다.

<블레이드>

벨라 루고시풍이 되었건 럭셔리어스, 글래머러스, 로맨틱풍이 되었건 우리는 뱀파이어가 드레스를 입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백인이어야만 한다고도 생각했다. <블레이드>(1998)의 웨슬리 스나입스는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혁명이다. ‘피가 부족해∼’ 하며 창백하게 쓰러질 것 같은 외모가 아니라 시커먼 피부에 탄탄한 근육질을 가진 흑인인데다 쫙 빠진 가죽옷에 M16 비슷한 총을 들고 나타난 뱀파이어 캐릭터. 익스트림 모던 스타일리시 뱀파이어의 결정체라 아니할 수 없다. 사실 뱀파이어 스타일의 진화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 같은 인간이야 길면 100년 살고 말겠지만 그들은 천년만년 살 수 있는 존재들 아닌가.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 자, 살아남지도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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