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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작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
2001-12-19

돌아오라, 가족으로

한 남성이 있다. 아내와는 이혼했고,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하나뿐인 아들놈은 자신을 무시하기만 한다. 건축가인 그는 일로 삶과 승부를 걸려 하지만, 직장에서조차 해고를 당하는 신세가 된다. 이것도 모자라 그에겐 청천벽력이 떨어진다. 암에 걸려 4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선고가 그것이다. 40 몇년의 짧다면 짧은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그는 마지막 여름 동안 자신의 집을 짓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아들과 함께하려는 계획은 순탄치 않다. 워낙 반항적인 성격에다 마약에 빠져 있는 아들은 아버지의 본심을 알고자 하지 않고, 사고만 치려 한다.

<뉴욕, 뉴욕> <분노의 주먹> 등에서 마틴 스코시즈의 프로듀서였고, <밤 그리고 도시> <사랑이 머무는 풍경> 등의 작품을 연출했던 어윈 윙클러의 신작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의 주인공 조지는 가정과 일이라는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영역에서 소외당한 인물이다. 자신의 삶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가 집을 짓게 되는 것은 잃어버린 두 가지 영역을 모두 회복시키려는, 얼핏 헛된 듯한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조지가 인생을 걸고 짓는 집은 가족이 함께 어깨와 등을 부비며 살아나갈 공간이며, 건축가라는 자신의 일을 마무리한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결국 마지막 열정을 불태워가며 집을 짓는 조지의 모습에서, 이혼한 아내는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아들은 아버지의 넓고 따스한 가슴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시한부 삶이라는 다소 신파적인 소재를 이용했지만,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단단한 드라마를 통해 윙클러 감독은 가족의 본질적 가치를 복원하려는 야심을 보여준다. 조지 역의 케빈 클라인이나 아내 로빈 역의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물론이고, 전미비평가협회상에서 최우수 신인연기자로 뽑힌 아들 샘 역의 헤이든 크리스텐슨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는 평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마크 앤드러스가 각본을 썼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