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유럽 `대체로 맑음`
2001-12-31

영국·프랑스·독일 등 점유율 상승, 일부 흥행작에만 편중 우려

박스오피스의 성장과 자국영화 점유율의 발돋움, 그리고 할리우드 합작 프로젝트의 대대적 성공. 2001년은 유럽 각국의 영화산업 종사자들에게 드물게 윤택한 한해였다는 결산이 나왔다. <버라이어티>는 12월26일치 런던발 기사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5개국의 박스오피스와 자국영화 성적표를 비교하고 ‘대체로 맑음’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11월까지 전년대비 입장수입이 8% 증가한 영국은 할리우드 자본과 자국의 아이디어 및 인력을 결합한 프로젝트로 한해 동안 동안 유럽 대륙과 전세계를 강타했다. 원작, 캐스트, 로케이션이 영국산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원작과 감독, 조연이 영국 인력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감독과 조연진이 영국 출신인 <코렐리의 만돌린>을 `영국영화` 범주에 넣을 경우, 2001년 영국영화의 자국 시장점유율은 12월9일 현재 18%에 달한다. 그러나 이 3편을 제외할 경우, 영국영화 점유율은 고작 4%로 나타나 50여편에 달하는 작은 영국영화들의 빈익빈 현상을 입증했다.

독일은 21주 동안 흥행 톱10에 머무르며 1천만달러 고지를 넘은 <마니투의 신발>에 힘입어 총 박스오피스 수입이 15% 증가했으며 자국영화 점유율도 5% 성장해 18%를 기록했다. 워너가 독일에서 제작한 <리틀 폴라 베어>, 데니스 간셀의 <걸스 온 탑스>, 올리버 히르쉬비겔의 <익스페리먼트>도, 900만달러 이상 수입을 올렸다. 독일에 <마니투의 신발>이 있다면 프랑스의 수훈감은 800만달러 이상의 관객을 모아 자국영화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린 <아멜리에>. <아멜리에> 외에도 2001년 프랑스 박스오피스의 2, 3, 4위는 자국영화인 <내가 당신께 거짓말하겠어요?2> <클로셋> <늑대의 후예들>이 차지해 미국영화 챔피언인 <슈렉>을 4위로 끌어내렸다. 미국영화의 프랑스 시장점유율은 10% 하락한 50%선에 그쳤다. 전체 관람객 수가 1억8천만명까지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입장수입 증가분은 거의 모두 프랑스영화의 주머니에 들어간 셈이라는 것이 <버라이어티>의 분석이다.

반면 <저스트 비지팅> <비독> <초콜렛>은 흥행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 실망을 안겼다.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 <택시3> 등이 대기중인 2002년 프랑스영화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이상 호황이 부추긴 시스템 과열의 극복이라는 것이 <버라이어티>의 충고. 극장 요금 인상으로 전체 박스오피스 수입이 5∼10% 늘고 13년 연속 관람객 수 증가를 기록한 스페인은 <디 아더스>와 <토렌테2>가 자국영화 흥행(점유율 19%. 전년대비 9% 상승)을 주도했다. 11월25일 현재 미국영화의 점유율은 63%로 2000년의 82%에 비해 뚝 떨어졌다. 그러나 두편의 흥행작을 제외하면 빈센트 아란다의 <매드 러브> 단 한편만이 흥행 24위로 25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탈리아영화가 거둔 올해 최대의 성과는 코미디가 아니면 흥행할 수 없다는 통념을 깬 것. 베를린영화제 경쟁작 <세상 모르는 요정들>, 난니 모레티의 <아들의 방>이 코미디들과 나란히 흥행 상위권에 진입했다. 미국영화 점유율은 60%로 여전히 높고 자국영화 점유율은 18%에 불과하지만, <한니발> 같은 대작 오락영화뿐 아니라 <빌리 엘리어트> <디 아더스>, 심지어 아트하우스 영화 <칸다하르>(450만달러 수입)까지 적당한 관객층을 확보한 올해 이탈리아 극장가의 건강한 분위기는 매우 희망적이라는 평이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