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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역사 속으로?
2002-01-22

경영난으로 70억달러에 매각 추진, 진행중인 프로젝트 백지화 우려

MGM의 운명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한때 “하늘의 별보다도 더 많은 스타를 거느렸던”스튜디오 MGM이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다, 입찰가 70억달러선에 매각을 추진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LA타임스>가 지난 1월15일 이와 같은 사실을 보도하자, MGM쪽은 공식 성명을 통해 “그간 공동 사업(합병)의 기회를 검토해왔다”면서, 아직 어떤 업체와도 구체적인 계약이 이뤄진 바 없다고 발표했다.MGM이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은 AOL-타임워너 합병을 비롯, 최근 할리우드의 라이벌 스튜디오들이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덩치를 불리고 있는 사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MGM의 최고경영자인 알렉스 예메니잔도 “더 큰 조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데 내부적으로 동의한 상태”라며, 중소 메이저 스튜디오로서 거대 메이저에 맞서는 어려움이 매각 결정의 주된 요인임을 밝힌 바 있다.MGM은 지난 1924년 설립돼 수많은 화제작과 걸작들을 제작 배급해왔으나, 최근 들어 침체에 빠졌다. 이는 지난 1969년 이래 사주인 커크 커코리안이 언론 재벌 테드 터너, 이탈리아 복합기업체와 프랑스 은행 등에 돌려가며 회사를 팔았다가 되사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불안해지고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 지난해 5월에는 브라보, 아메리칸 무비 클래식 등 레인보 미디어 산하 케이블채널의 지분 20%를 8억2500만달러에 사들이며, 다양한 영상사업을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계약을 통한 지출이 너무 컸고,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 이번 매각 결정을 둘러싼 소문의 한가운데에도 역시 사주인 커크 커코리안이 있다. 억만장자인 그가 이제는 카지노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거나, 전 아내에게 지급할 위자료 때문에 목돈을 챙기려 한다는 둥의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

현재 MGM의 매각 협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월트 디즈니, AOL 타임워너, 바이어콤, 소니, 비방디 유니버설, 드림웍스 등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그룹들이다. 독일의 베르텔스만이나 <NBC>의 오너인 제너럴일렉트릭사 등 TV 그룹들도 다크호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이 욕심내는 MGM의 자산은 무려 4천편에 달하는 영화와 1만편의 TV쇼로 구성된 거대한 라이브러리. 이 중에는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즈의 마법사> <뜨거운 것이 좋아> 같은 고전 작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파게티 웨스턴, 우디 앨런의 코미디, <터미네이터> <매드 맥스> 등의 프랜차이즈가 포함돼 있다. 배급력은 막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부실한 디즈니 등에서 MGM의 라이브러리를 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렇다면 제작 진행중인 MGM 영화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MGM은 최근 20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가 제작에 들어갔고,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만 15건에 이른다. 오우삼의 <윈드 토커>는 개봉 대기중. MGM의 입장은 영화와 TV쇼의 자체 기획과 제작은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최악의 경우 인수 업체에 의해 프로젝트가 백지화될 수 있으니, MGM과의 향후 작업은 고려해야 한다는 것.아직까지 MGM이 매각되지 않은 것은 70억달러라는 입찰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들은 55억달러선이 적정가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업체매각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됨에 따라, MGM의 주가가 12%나 상승하는 등 할리우드 안팎의 동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