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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스트맨'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 김나경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김성훈 2021-04-06

태산(우지현)은 여기저기 떠돌며 살아가는 청년이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집을 나왔고, 서울역에서 다른 홈리스들과 함께 꿋꿋이 살아간다. 어느 날 태산은 굴다리를 지나가다가 굴다리 벽을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리는 모아(심달기)를 만난다. 태산은 길거리에 주차된 자동차 뒤 유리에 쌓인 먼지로 그림을 그려 모아에게 보여준다.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은 서로의 재능에 관심을 보이며 점점 가까워진다.

줄거리만 보면 두 청춘의 로맨스물처럼 보이지만 정작 이야기는 남녀 관계를 그리는 데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태산과 모아가 과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자세히 보여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이유 때문에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두 사람이 만나면서 서로에게 에너지와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이야기다. 특히 태산이 먼지로 그리는 그림은 눈이 즐거울 만큼 경이로운 예술 작품인데, 보잘것없어 보이는 재료(먼지)로도 충분히 예술적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영화는 당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현재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영화 <최선의 삶>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심달기가 맡은 미대생 모아는 태산이 상처를 극복하고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 김나경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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