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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장가 흥행제왕은 누가 될까?
2004-06-16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압승? 아니면 국산 공포영화의 약진?

때이른 무더위의 여름 극장가에 전운(戰雲)이 감돈다. 관객수 1천만의 '대박' 이 두 편이나 터져나오고 한국영화의 평균 점유율이 70%대를 넘어서던 올해 초만 해도 충무로 제작자들의 얼굴이 어느 때보다 홍조를 머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즐비한 올 여름 극장가에선 누구도 승자를 쉽게 예측할 수 없어보인다. 사실 여름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강세를 띠는 시기. 2000년 이후에는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가 흥행에 성공했던 2001년을 제외하고는 <글래디에이터>(2000년),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 <터미네이터3>(2003년) 등 외화들이 최고 흥행작 자리를 차지했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달 말부터 8월까지 선보이는 할리우드 대작은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반헬싱> <킹 아더> <스파이더맨2> <아이로봇> <헬보이> 등 여섯 편에 이른다. 이미 개봉한 두 편의 블록버스터 <트로이>와 <투모로우> 등이 국내 박스오피스 진입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이지만 문제는 한정된 스크린을 어떤 영화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있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개봉 편수가 많기 때문에 전체 관객 수가 늘어나리라는 긍정적 예측도 있지만 스크린 수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선보이는 영화는 오는 30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2>(수입 배급 콜럼비아 픽쳐스). 인지도가 매우 높은데다 지난 2002년 전편이 전국 300만명을 불러들이며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어 속편의 흥행 전망도 밝다. 2편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스파이더맨의 정체성 문제. 전편에 비해 드라마가 한층 강화됐다.

올 여름 블록버스터 중 한국 팬들에게 가장 친근한 영화는 7월 15일 개봉하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워너브라더스)일 듯하다. 1편과 2편은 2001년과 2002년 겨울에 개봉해 각각 전국 400만명 이상의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는 13살이 된 해리 포터와 그의 부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마법사 시리우스 블랙 사이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23일 선보이는 <킹 아더>(브에나비스타)는 올해 <트로이>로 시작된 서사극의 계보를 잇고 있다. 영화의 크레디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제작자와 감독. 흥행의 마술사 제리 브룩하이머가 <나쁜 녀석들> <아마겟돈> <콘 에어> 등에 이어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트레이닝 데이> <태양의 눈물>의 안톤 후쿠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아서왕을 기존의 영화처럼 신화의 틀에서 그리기보다는 개인적인 야망과 국민을 위한 의무와 책임감 사이에서 고뇌했던 한 영웅의 실화로 다루고 있다.

이밖에 '중세의 007' 반헬싱이 400년만의 부활을 꿈꾸는 엄청난 악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벌이는 승부를 그린 액션 판타지 <반헬싱>과 윌 스미스 주연의 공상 과학영화 <아이 로봇>은 7월 30일부터 관객들을 만나며, 만화를 원작으로 액션 히어로를 등장시킨 <헬보이>도 8월 13일 개봉해 여름 극장가의 제왕 자리를 노린다.

▶토종 공포영화

올 여름 극장가를 '습격'하는 국산 공포영화는 모두 여섯편이다. 예년보다 많은 것은 <폰> <장화, 홍련> <여고괴담:여우계단> 등의 성공이 공포영화 붐을 일으켰기 때문. 물과 전쟁, 인형, 복안(復顔)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토종 공포물이 할리우드 영화와 맞서고 있다.

특히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유난히 많은 것이 특징. 이미 11일부터 상영중인 <페이스>를 비롯해 <>(김태경.6월 18일 개봉)과 <인형사>(정용기.7월말) <알포인트>(공수창.8월 중순) 등 네 편은 신인 감독들이 데뷔작으로 선택한 공포영화다. 복안(페이스)과 여대생의 잃어버린 기억(령), 실종된 병사들로부터의 괴무전(알포인트), 구체관절인형(인형사) 등이 공포의 핵심으로 등장한다.

<가위> <폰>으로 한국적 공포영화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안병기 감독은 7월중 <분신사바>로 관객들을 만난다. 김규리, 이세은, 이유리 등이 출연하는 <분신사바>는 왕따 당하던 여고생들이 부른 '분신사바' 주문이 현실이 되며 엄청난 저주를 몰고온다는 이야기.

한편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옴니버스 <쓰리-몬스터>를 8월 중순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홍콩의 프루트 챈 감독과 함께 메가폰을 잡은 박 감독은 괴한의 침입으로 인생을 뒤흔들만한 상황에 직면한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춘물 3편 맞불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놈은 멋있었다>와 <늑대의 유혹>을 비롯해 <돌려차기>까지 세 편이 7월 23일 같은 날 개봉한다. 셋 모두 한층 낮아진 연령대의 배우들을 동원해 젊은 관객들을 타깃으로 한 영화다.

인기 인터넷 작가 귀여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그놈은…>은 어리버리하고 평범한 여고생 한예원(정다빈)이 우연한 계기로 '킹카' 지은성(송승헌)을 사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연애담을 담고 있다. 조한선 강동원 두 스타를 내세운 <늑대의 유혹> 역시 귀여니의 동명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다. 라이벌 관계인 두 남학생이 동시에 순진한 여학생을 '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낭만적 순정멜로로 <화산고>의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기 그룹 신화의 김동완은 <돌려차기>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돌려차기>는 불량 학생들로 구성된 '만세고(高)' 태권도부의 활약상을 담은 학원 코미디. 영화 <클래식>의 이기우, 각각 드라마 <보디가드>와 <첫 사랑>에 출연한 바 있는 현빈과 조안 등이 출연한다.

▶'흥행복병' 코미디 영화

18일 <슈렉2>를 시작으로 코미디 영화도 본격적으로 흥행 경쟁에 뛰어든다. 영화는 못된 영주와의 대결에서 힘겹게 승리한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뒷얘기를 그린다. 허니문을 마치고 피오나와 꿈같은 신혼생활을 보내던 슈렉은 장인 장모로부터 초대장을 받고 '머나먼 왕국'을 향해 떠난다.

한국 영화로는 7월 9일 나란히 개봉하는 <투 가이즈>와 <달마야 서울 가자>가 눈에 띈다. 박중훈 차태현 주연의 <투 가이즈>는 최첨단 반도체를 가로채려는 스파이 조직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간의 암투에 얼떨결에 가담하게 된 두 '나쁜 녀석들'의 모험을 담은 코믹 액션 활극이며 <달마야 놀자>의 속편 <달마야 서울 가자>에서는 전편의 스님들이 빚더미에 오른 절을 지키기 위해 건달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편, 애인(김상경)을 인기 절정의 여배우(오승현)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체면불구 온갖 방해공작에 나서는 노처녀(김정은) 이야기 <내 남자의 로맨스>는 한 주 뒤인 7월 16일 개봉하며 권상우 하지원 주연의 <신부수업>도 8월중으로 개봉일을 잡고 있다.

이밖에 송일곤 감독의 신작으로 감우성 서정이 출연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거미숲>(개봉 7월23일), 이병헌 추상미 최지우 김효진 주연의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8월중)와 극진가라테의 창시자 최배달의 삶을 그린 <바람의 파이터>(8월6일)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도 흥행 대박의 꿈을 꾸고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