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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김정은, “마음껏 놀고 있어요”
2004-06-17

언제봐도 유쾌한 김정은(28)이 안방극장을 순식간에 점령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SBS TV 특별기획 <파리의 연인>(극본 김은숙 강은정, 연출 신우철)이 주간 시청률에서 26.7%(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 전체 시청률 공동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률이 본격적으로 조사된 이후 첫 방송에서 주간 1위를 차지한 것도 처음 있는 일.

이런 고공비행의 정점에 김정은이 서 있다. 그는 '오버'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결코 과장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박신양의 무뚝뚝하면서도 냉철한 재벌 2세 연기가 빛을 발하는 건 김정은의 웃음이 묻어나오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연기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경기도 탄현 SBS 제작센터에서 촬영 도중 만난 김정은은 "신나게 놀고 있다. 작가들이 내가 놀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줘 난 제대로 놀기만 하면 된다"며 태영 역에 빠져 있는 자신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영화 <귀여운 여인>의 후속 개념이었다.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연인이 됐는데 그 이후는 어떠할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는데 그 설정이 한국 실정에 맞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신데렐라를 다룬 드라마가 많았는데 괜히 주변의 평 때문에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어차피 신데렐라 이야기를 하려면 제대로 하자고 제작진에게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가문의 영광>과 '부자 되세요'라는 CF 멘트를 통해 그는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대표 주자가 됐다. <아버지와 아들> 이후 2년 반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이처럼 대박을 터뜨린다면 오히려 그를 그 이미지에만 옭아매는게 아닐까. 더욱이 절절한 멜로 연기에 도전했던 영화 <나비>가 흥행에 실패한 마당에. 그는 이렇게 분석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과 내게 보고 싶어하는 것의 간격이 큰 건 분명하다.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다. 내가 주로 연기해왔던 인물의 캐릭터는 비현실적으로 보였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코미디를 해도 진짜같아 보여야 공감한다. 웃기는데 그 웃음이 가짜같다면 사람들이 계속 보지 않는다"

파리의 풍광이 고스란히 담긴 <파리의 연인> 1-3회를 찍는 동안 그는 피부 알레르기로 고생했다. "솔직히 파리에서의 촬영은 힘들기만 했다. 우리나라의 소중함, 주변 사람들의 고마움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플루트 공부하러 파리에 유학가 있는 동생을 만났지만 그냥 잠만 하루 같이 잤을 뿐이다. 그는 제작진과 '끝까지 태영의 밝고 엽기적인 캐릭터를 유지하자'고 약속했다. 발랄했던 여주인공이 사랑에 빠져 난관에 부딪히면 갑자기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난 줄리아 로버츠처럼 예쁘진 않지만 그보다 20배는 웃길 자신이 있다. 또 시청자들이 태영을 보고 나면 '나도 저럴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기주(박신양 분) 같은 남자를 만나겠지'라는 환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이 드라마는 판타지물이 아닌가"라며 "50대 여자 시청층이 가장 많았다는게 놀랍다"며 즐겁게 웃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방영되는 도중인 7월 16일 7년간 사귄 남자친구를 유명 영화배우에게 빼앗길까봐 좌충우돌 방어전을 펼치는 노처녀로 등장하는 영화 <내 남자의 로맨스>도 개봉된다. 지난 사흘 동안 등을 붙이고 잔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 "시청률이 약인가봐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김정은은 힘과 애교가 넘치는 '에너자이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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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