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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는 가라’ 블럭버스터 7편 맛보기

최근 몇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던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가 올 여름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매트릭스:레볼루션>, <미녀삼총사:맥시멈 스피드>, <나쁜 녀석들2> 등 실망스러운 속편 일색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모든 종류의 대작 영화들이 총집합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트로이>, <투모로우>, <슈렉2> 등 흥행경쟁에서 먼저 출발선을 떠난 영화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개봉할 대작영화들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린다.

올 여름 개봉하는 블럭버스터 영화의 특징은 포스터만 봐도 한 눈에 줄거리와 주제가 파악되는 ‘하이컨셉’ 영화이면서도 단순한 영웅보다는 비주류적인 감성을 가진 주인공을 내세워 ‘뻔하다’는 인상을 탈색시키는 전략으로 승부한다는 점이다. 거대한 볼거리에 굶주렸던 관객들의 입맛을 다시게 할 올 여름 블럭버스터 기대작 7편을 미리 맛보기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속편의 악몽은 잊어라, <스파이더 맨2>,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일찌감치 올 여름 개봉영화들을 대대적으로 소개한 매체마다 수십편의 경쟁작을 뚫고 맨 앞자리를 꿰찬 영화는 <스파이더 맨2>(감독 샘 레이미)다. <반지의 제왕>이나 <슈렉2>도 깨지못한 개봉주말 흥행기록을 보유한 데다 전세계에서 8억 달러 이상 벌어들인 전작의 후광 덕이다. 더구나 발표된 <스파이더 맨2>의 제작비 2억1천만 달러도 영화 사상 역대 최고다.

‘더 크고 더 강해진다’는 속편의 법칙에 충실하게 만든 <스파이더 맨2>에서 새롭게 등장한 볼거리는 닥터 옥타비우스다. 주인공 피터가 존경하던 핵물리학자로 실험 중 사고 뒤 거대한 기계촉수를 휘두르는 ‘옥토퍼스’(문어)로 변신하는 이 악당은 거미복장을 벗어버리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달려가려는 피터의 발목을 잡는다. 전편으로 수퍼스타가 된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는 촬영 직전 부상으로 <투모로우>의 제이크 길렌할에게 스파이더 맨 역을 빼앗길 뻔했다.

거미와 문어의 사생결단 많이 컸구나, 해리포터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을 보고 이 시리즈를 ‘어린이용’으로 ‘제꼈던’ 관객들에게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버렸던 기대를 불러모은다. <위대한 유산>, <이 투 마마>를 만들었던 알폰소 쿠아론이 크리스 콜럼버스에게 연출의 바통을 이어받았기 때문. 공개된 예고편의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는 사우론이 뻗친 악의 기운에 휘말린 반지원정대의 고난어린 행군을 떠올리게 한다. 괴물과의 싸움보다 주인공들이 13살이 되면서 스스로의 내면에 싹트기 시작한 자의식, 즉 ‘십대의 불안’과의 싸움에 초점을 맞춘 성장담이 될 거라는 게 쿠아론 감독의 말이다.

정체성에 혼돈을 느끼는 “분노에 찬 소년” 해리에게 심대한 위협이 될 3편의 새로운 등장인물은 탈옥수 시리우스 블랙. 성격파 배우 게리 올드만이 연기하는 블랙은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복잡하고 입체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로 해리와 긴장관계를 맺게 된다. 그밖에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 반은 말 반은 독수리인 ‘벅빅’, 더욱 풍부해진 내용의 퀴디치 경기 등이 <…아즈카반의 죄수>가 내놓는 새로운 볼거리다.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한 중세의 액션 판타지, <반 헬싱>, <킹 아더>

‘엑스맨’ 휴 잭맨이 돌연변이 사이보그에서 중세의 비밀요원으로 변신했다. <미이라>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은 <반 헬싱>에서 공포영화의 고전적 캐릭터인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을 불러왔다. 뿐만 아니라 <갈고리>, <미이라의 집> 등 고전 영화들의 설정을 다양하게 끌어왔다.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에서 연구실에 처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몰두했던 반 헬싱은 이 영화에서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등 중세를 어둠으로 물들이던 괴물들을 처단하는 신의 사제로 등극한다.

암흑의 시대 괴물사냥 자유와 욕망 꿈꾸는 아더

그러나 <엑스맨>의 돌연변이들이 그랬듯이 반 헬싱을 비롯한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선이나 악으로 분리할 수 없는 인간적인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 인간의 살갗이 터져나가며 흉폭한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모습이나 4m의 거대한 날개를 단 박쥐 헬비스트, 미스터 하이드 등 특수효과와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탄생시킨 캐릭터들과 고딕풍의 어두운 중세마을이 볼거리다.

암흑의 시대를 배경으로 <반 헬싱>과 싸울 경쟁자는 바위에서 검을 뽑아든 중세의 용사 <킹 아더>이다. 지난 여름 유일하게 성공한 블럭버스터로 평가받은 <캐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트레이닝 데이>의 안톤 후쿠아 감독, <글래디에이터>의 각본을 쓴 데이비드 프란조니가 손잡고 어둠의 시대와 전설 속의 왕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올 여름 개봉 대작 가운데 고전적인 영웅담에 가장 가깝지만 아더 왕 역시 추악한 현실을 떠나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과 백성에 대한 의무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입체적인 성격의 인물로 그려진다.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원탁의 기사들과 떠나는 아더 왕 일행의 모험에 아름답고 용맹스런 여전사 기네비어의 로맨스가 주축을 이루며 여기에 마법과 시, 노래로 가득한 5세기 영국 땅의 신비스러운 기운이 영화 전체를 감싼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세계와 만난다, <아이 로봇>, <리딕:헬리온 최후의 빛>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로봇이 인간사회의 제3시민이 된 미래사회를 그린 <아이 로봇>은 에스에프 소설의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다.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로봇은 인간의 모든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로봇은 위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이 통용되는 2035년. 개인용 로봇을 만든 래닝 박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비밀 경찰 델 스프너는 절대 안전한 존재라고 여겨지던 로봇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로봇들의 인간습격 음모 근육질 반 디젤 제작 주연

로봇들이 인간을 대대적으로 습격하는 가운데 비밀경찰이 그 안에 숨겨진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블럭버스터 영화의 대표배우 가운데 하나인 윌 스미스가 비밀경찰 역을 맡았다. <크로우>, <다크 시티>에서 음울하고 기괴한 세계를 창조했던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스타일이 최첨단 테크놀로지 속에 어떻게 녹아들지가 관건이다.

<트리플 엑스>로 수직상승한 근육질 스타 빈 디젤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리딕:헬리온 최후의 빛>은 2002년 개봉했던 <에이리언 2020>의 속편이다. 정확히 말해 속편이라기 보다는 <에이리언 2020>의 주인공 리딕의 캐릭터를 거대한 스케일의 우주서사극에 옮겨왔다. 감독 역시 <에이리언 2020>을 연출했던 데이비드 토이다.

전쟁의 암운이 둘러싼 우주에서 네크로몬거의 사악한 군대에 의해 여러 행성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을 때 범죄자 출신의 현상수배범 리딕이 나타나 우주를 구원한다는 이야기. 빈 디젤은 <트리플 엑스>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권력이나 영예 따위와는 거리가 먼 ‘반영웅’을 연기한다. 다른 점이라면 이 영화에서는 탁월한 운동신경 뿐 아니라 초능력까지 가진 전사라는 것. 빛이 쏟아지는 헬리온 행성, 타는 듯한 크레메토리아, 얼음 황무지 행성 등 특수효과로 창조해 낸 거대한 우주세계를 비장의 카드로 숨기고 있다.

특수효과보다 ‘사람냄새’로 승부하는 스필버그 신작 <터미널>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저마다 스케일과 특수효과, 컴퓨터그래픽의 마술을 침튀기며 자랑할 때 블럭버스터 영화의 창시자인 스필버그는 사람냄새나는 드라마로 돌아왔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단짝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다시 손잡은 <터미널>이 막대한 예산을 퍼부은 부분은 특수효과가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에 만든 JFK 공항 세트.

조국잃고 방황하는 이방인

동유럽의 크라코치아(실제로는 없는 나라다)에서 이민온 나보르스키는 뉴욕 공항에 도착한 순간 조국의 쿠데타 소식을 듣는다. 여권은 폐휴지가 되고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무국적자가 된 그는 공항을 집삼으며 술래잡기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이란에서 탈출했던 남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공항직원으로 분한 캐서린 제타 존스와 톰 행크스의 로맨스도 덧붙여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