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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으로 다시 쓰는 뉴욕 창세기
2001-07-04

해외신작 <갱스 오브 뉴욕>

Gangs

of New York

제작 알베르토 그리말디, 마틴 스코시즈 감독 마틴 스코시즈 각

본 스티브 자일리언, 제이 콕스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다니엘 데이 루이스,

토비 맥과이어 수입·배급 코리아픽처스

개봉예정 12월

도시는 어떻게 갱을 낳는가. 도시는 어떻게, 끝내 스스로를 파괴할 세계를 건설하는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뉴욕 창세기’

<갱스 오브 뉴욕>은 스코시즈가 그토록 질기게 애착하고 증오해온 고담(Gotham)시의 기원으로 회귀하는 복수의 드라마다. 대서양을

건너온 이민들의 충혈된 삶이 길바닥에서 뒤엉키던 1840년대 말 뉴욕. ‘데드 래빗’파의 보스 발론(리암 니슨)은 ‘아메리칸 원주민파’가 사주한

‘도살자’ 빌 풀(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손에 쓰러진다. 세월이 흘러 이민들의 표를 매수하며 시정(市政)을 조작한 보스 정치 기구 태머니 홀과

뒷거래를 한 ‘원주민파’가 기세를 올릴 무렵 발론의 아들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조직을 규합해 복수를 도모한다. 하지만 사랑은

어떤 박토에서도 피는 꽃. 치열한 벤데타의 피비린내 속에서 도둑 제니(카메론 디아즈)는 암스테르담을 사랑하지만 구원의 빛은 멀다.

150년 전 빈곤과 부패의 얼룩을 앙큼하게 지워버린 뉴욕을 떠나, 스코시즈 감독과 제작진이 로마의 치네치타 스튜디오로 날아간 것은 2000년

8월. 미술감독 단테 페레티는 1만9천명의 엑스트라와 함께 <클레오파트라>의 나일 계곡이 세워졌던 자리에 19세기 뉴욕을 보도블록

하나까지 재현해냈다. 연기자의 면면만으로도 장관을 이루는 <갱스 오브 뉴욕>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파스타를 과식해 제2의 브랜도처럼

됐다거나, 감독에게 매운 꾸지람을 듣고 있다는 소문으로 소녀들을 한숨짓게 하기도 했다. 9천만달러의 준블록버스터급 대형 캔버스에 펼쳐질 해묵은

복수의 내러티브 속에서, 스코시즈 감독은 영화 만들기의 천재(天才)와 들끓는 테스토스테론을 또 어떤 모양으로 결합해 보일 것인가. 시가전의

첫 총성은 12월에 울린다.

글 김혜리 기자·사진제공 코리아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