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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배우조합, 파업전야?
2001-09-24

영국 영화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영국배우조합 에쿼티는 지난 9월18일 전 조합원에게 12월1일 이후 체결되거나 발효되는 계약에 일체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제작자들과 타협하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으나, “지난 15개월 동안 나아진 것이 없었다”고. 3만6천 조합원들의 재계약이 무산돼 파업이 결행될 경우, 영국 영화계는 오는 12월부터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된다.

영화의 흥행수익과 부수익에 따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영국배우들의 불만.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도 보너스를 지급하는 일이 없고, TV나 비디오, DVD 판매수익도 배우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영국의 제작자들은 ‘현실’을 탓한다. 영국은 유독 인디 프로듀서가 진행하는 인디 프로젝트가 많은데, 파이낸싱을 위해선 배급자에게 상당지분을 약속하는 사전판매방식을 취해야 하고, 이 경우 배우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배우의 몫을 늘인다면, 해외투자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그들의 걱정이다. 당장 내년 초 영국 로케가 예정돼 있는 새 007 시리즈 <본드20>과 <조니 잉글리시>의 제작진도 황망해하기는 마찬가지. 현역 제임스 본드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심지어 배우조합의 조합원이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속편의 무사 제작을 위해 개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계약만기가 두달 앞으로 다가온 이즈음, 영국 영화계는 수개월 전 배우파업 위기로 일대 혼란을 겪은 미국 영화계와 비슷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노동 착취를 중단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슬로건이 ‘공도동망의 길이다’, ‘양보하라’는 방어벽에 부딪히고 있지만 조만간 ‘해피 투게더’의 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멀리서나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