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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현실 다룬 영화 제작 활기
2002-02-06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 신화가 재현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영화사들이 한반도의 분단현실을 소재로 영화 2편을 기획, 관심을 끌고 있다.쿠앤필름과 힘픽쳐스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한석규를 캐스팅해 영화 <이중간첩>을 공동제작한다. 이 영화의 시대배경은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이었던 80년대. 남파된 이중간첩과 남한 내 연락책인 고정간첩(고소영)과의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그린다.이중간첩을 다루지만 북한을 극의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쿠앤필름은 "지난 79~83년 남한의 격변기를 무대로 역사 때문에 삶의 질곡을 겪는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간첩 리철진>을 제작한 영화사 씨네월드도 다시 한번 북한을 소재로한 영화를 기획중이다. 올 추석 대목을 겨냥해 추진되고 있는 이 작품은 북한 고위층의 딸과 남한 지도급 인사의 아들이 우연히 중국 옌볜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뒤 결혼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코믹풍자 터치로 그려나간다. 남북한 지도급 인사가 사돈지간이 된다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내용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관심이 쏠린다.씨네월드의 이준익 사장은 "남북관계는 민감한 소재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치적 상황을 떠나 남북간의 문화적 동질성을 심어주고 이해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 소재로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분단현실을 담은 영화가 본격적인 장르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쉬리>와 <간첩 리철진>, 이듬해 <공동경비구역 JSA>가 잇따라 흥행 `대박`을 터뜨리면서부터. 사회 민주화와 남북화해 분위기에 따라 표현 영역이 넓어진 것도 반공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추는 데 큰 보탬이 됐다. 94년 조정래 소설을 영화화한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이 국가보안법 시비에 휘말렸을 정도로 90년대중반까지 우리 영화계는 북한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남한에 침투한 북한의 특수 요원과 남한 정보기관 요원의 대결을 그린 첩보액션 <쉬리>가 다분히 냉전구도에 기댔다면 <간첩 리철진>과 <공동경비구역 JSA>는 남북간 대결 구도의 틀을 빌리면서도 간첩과 남북한 일선 병사들의 인간적인 면과 민족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한편 해외 영화로는 최근 내용을 비밀에 부친 채 제작발표회를 가진 제임스 본드 첩보영화 `007 시리즈`(제20탄)가 긴박한 대치상태에 놓인 한반도를 무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있다.(서울/연합뉴스)<사진설명>1.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 영화 <간첩 리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