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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 해외 흥행, 나라별 제각각
2002-02-25

프랑스인은 마법사를, 독일인은 반지를 택했다.지난해 가을 이래 할리우드의 최대 관심사였던 두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의 해외시장 흥행을 <버라이어티> 최신호가 분석했다. 2월7일 현재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와 <반지의 제왕>이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거두어들인 총수입은 각각 9억달러와 6억7천만달러. 이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협>을 제치고 역대 해외 흥행순위에서 <타이타닉>(18억달러)에 이어 2위 자리에 등극했다. 일본 등 미개봉 국가가 상당수 남아 있는 <반지의 제왕>은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처지다. 무엇보다 두 영화의 성공은, 한해의 풍작으로 그칠 행운이 아니란 점에서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와 뉴라인을 기쁘게 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1편으로 약 10억달러의 극장 입장료 수입과 7억달러의 비디오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3편까지 해외 극장 및 비디오 수입만으로 50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벌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2년간 두편이 더 나오는 <반지의 제왕> 역시 엄청난 대작이 나오지 않는 한 금맥을 찾았다는 점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와 다르지 않다.

두 영화의 국가별 성적 비교도 흥미롭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원작, 가족관객 중심의 더 넓은 시장, 더 짧은 상영시간, 다양한 관련상품 개발 여지 등 유리한 조건을 갖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반지의 제왕>을 눌렀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특별한 호의를 보인 시장은 1억4600만달러 입장수입을 기록한 일본과 9천만달러의 영국. 그러나 <반지의 제왕>은 영화의 무대를 제공한 뉴질랜드와 독일, 스페인,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그리스에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를 압도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열광한 영국과 대조적으로 대해 <반지의 제왕>을 선호한 아일랜드 관객의 반응에 대해 <버라이어티>는 “켈트족 신화에 익숙한 아일랜드인의 정서 때문이거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영국 공립학교 분위기에 대한 거부감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편 예상을 뒤엎고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가 <반지의 제왕>보다 우세를 보인 프랑스의 한 배급 관계자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프랑스 사람들은 남과 다르게 보이길 좋아한다. 어쩌면 프랑스 관객에게 폭력보다 마술이 먹힌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견해를 밝혔다.AOL 타임워너 그룹의 우산 아래 동거하는 워너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와 뉴라인의 <반지의 제왕>은 상반된 배급 및 마케팅 전략으로 같은 시기에 성공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회자될 듯하다. 영화라는 제품을 두고 전 사업분야가 `크로스 홍보`의 한 역을 담당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는 알려진 대로 인터넷, 출판, 방송, 영화, 음반 산업을 수직통합한 미디어 재벌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이상적인 예를 완성했다. 반면 18개월 촬영에 3억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불투명한 흥행 전망의 영화로 출발한 <반지의 제왕>은 인디 계열의 해외 배급사를 하나하나 끌어들여 네트워크를 짜는 1980년대 스타일의 구식 배급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나라마다 개봉일, 홍보 계획을 따로 조정한 <반지의 제왕>의 유행에 뒤떨어진 수공업적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고 거액의 미니멈 개런티를 지불한 각국 배급사들에게 향후 2년간 든든한 수입원을 확보해 주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인디영화계를 <반지의 제왕>을 배급하는 회사와 배급하지 않는 회사로 나누었다.” 네덜란드 배급사 A필름의 산 푸 말타의 익살스런 촌평이다.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