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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 미국 개봉 <쉬리>, 관객·언론 주목 끌어
2002-02-25

브룩하이머+오우삼=<쉬리>?할리우드의 적자, 오우삼의 서자. 2월8일 뉴욕, LA, 워싱턴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개봉한 <쉬리>를 보는 미국 언론들의 반응이 유별나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 개봉된 <쉬리>는 <버라이어티> 집계, 첫 주말 7개 극장에서 스크린 평균 4천달러 정도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텔미썸딩>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춘향뎐> <거짓말> 등 몇편의 한국영화가 대부분 뉴욕, LA의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소수의 아시아 영화팬을 목표로 상영된 반면, <쉬리>는 상업영화 개봉 방식을 따른 점에서 눈길을 끈다.뉴욕의 경우 이스트 빌리지의 작은 극장 이외에 추가로 뉴욕 타임스퀘어 중심가의 엠파이어극장에 진출했다. 기존의 한국영화들이 개성있는 작품성과 때로는 오리엔탈리즘이 가미된 작가영화로 소개되었다면, <쉬리>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어법을 한국식으로 소화한 정공법 블록버스터라는 점이 미국 언론들의 관심의 초점. 대개 액션영화에 대한 평이 신랄하듯이 영화 자체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평균 B- 정도의 점수를 매겼지만, 주요 언론들은 강제규 감독의 인터뷰를 포함해 비교적 넒은 지면을 할애하며 부쩍 커서 돌아온 이국의 자식을 대하듯 한국판 브룩하이머식 액션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보였다.할리우드를 따라잡은 한국영화의 파워가 어디서 나온 것일까라는 꼼꼼한 시선에 걸린 것은 역시 장르영화의 파워. 아시아 지역에서의 폭발적인 흥행 성공이 결국은 폭력과 스펙터클을 앞세운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자조적인 평도 눈에 띄어 흥미롭다. <뉴욕타임스>는 이례적으로 브룩하이머식 액션영화 공식에 오우삼식 스타일을 가미한 액션 스펙터클과 단순하지만 극적인 드라마 구성이 웬만한 할리우드산 액션영화보다 낫다는 우호적인 평을 하기도. 한석규, 김윤진 등 배우들의 연기도 대체로 합격점을 받았으나 기술적 완성도에 비해 치밀하지 못한 플롯은 치명적인 결함으로 지적되었다. 영화에 정서적 긴장을 더하는 남북 대치라는 민감한 한국적 상황이 미국 관객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까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다. 테러사건과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개봉됨으로써, 결국은 테러리즘과 니키타풍의 여전사라는 보편적인 설정, 액션이라는 만국 공통의 언어로 다가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제작 뒤 3년이 지나 뒤늦게 본고장에 상륙한 <쉬리>는 기록적인 흥행이나 뛰어난 작품성보다는 일단 급성장한 한국영화산업의 물꼬를 튼 선두주자로서,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겸비한 다양한 상업영화가 주도하는 한국영화계의 현주소를 알리는 첨병 노릇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뉴욕=옥혜령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