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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리포트]<강간해줘> 등급논란 재개
2002-03-25

작년에 10초 삭제한 18세 관람가 등급 결정된 뒤, 등급위원장 은퇴로 추가삭제 의견 대두지난 3월 초 4년 반 동안 영국영화등급위원회(BBFC)의 위원장 자리를 맡아온 안드레아스 위탬 스미스(Andreas Wittam Smith)가 은퇴한 뒤 현재 위원장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영화 <강간해줘>에 대한 등급을 둘러싸고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강간해줘>는 작년 3월 여러 논란을 거치며 10초 정도 분량의 한컷을 삭제하고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는 것으로 결론지어졌었다. 그런데 최근 5월에 있을 이 영화의 개봉과 스미스의 은퇴를 계기로 이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컷을 잘라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 논란은 스미스 이후의 BBFC의 등급심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영국 언론에서는 스미스가 BBFC의 위원장을 맡아온 지난 4년간을 지금까지의 어느 때보다 영화등급심의에 있어서 리버럴한 기준이 적용되었던 때로 평가한다. 특히 성적인 묘사를 다룬 부분에 있어서 스미스는 지금까지의 역대 등급심의위원장들에 비해 가장 관용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여름 실제 성묘사로 물의를 일으켰던 영화 <인티머시>(프랑스 파트리슈 쉐로 감독, 런던 배경)의 무삭제 개봉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동물 학대에 대한 기준은 전에 없이 엄격해져서, 지난해 멕시코영화 <아모레스 페로스>의 개봉 때는 영화촬영 과정에서 개에 대한 어떤 학대 행위가 행해지지는 않았는지에 관한 검증이 철저히 이루어졌었다. 현재 런던에서 김기덕 감독의 한국 영화 <섬>이 개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영화상의 동물학대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스미스가 역임기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은 관객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 그는 여론조사를 비롯, 영국 곳곳을 돌며 현재의 등급기준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최대한 직접적으로 실제 사람들의 생각에 다가가려고 노력해왔다. 그 결과 얻어진 결론이 18세 이상 등급 영화에 대해서는 성적 묘사에 대한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고, 그 이하 등급의 영화들에 대해선 폭력 묘사, 마약 사용 등에 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최근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에서, 스미스는 영화에 대한 등급 적용은 TV나 비디오와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고 원치 않는 관객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비디오나 TV와 달리, 영화 관객들은 이미 그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를 갖고 오는, 자기 선택적인 관객들이라는 것. 특히 그는 성인들이 자기가 볼 것에 대한 자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리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며, 등급위원회는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을 세우기보다는, 관객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의 의견에서 배우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영국정부는 BBFC와는 별도로 문화, 미디어, 스포츠 담당부서에서 Ofcom이라는 위원회를 구성해 방송, 영화, 비디오를 통괄하는 규칙구성을 추진중이다.런던= 이지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