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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가 다 아프다... ‘무술’을 활용해 리얼리티를 살린 영화들

<리벤져>

12월6일 개봉한 <리벤져>는 한국 감독, 배우들과 인도네시아 영화 <레이드> 시리즈의 무술팀이 합심해 제작한 영화다. <레이드> 시리즈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 ‘실랏’을 활용,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전해지는 사실적인 액션으로 호평을 받은 영화다.

복싱, 태권도, 유도 등은 ‘스포츠’로 더 익숙하다. 그러나 <레이드> 시리즈처럼 아직까지 특수 부대 훈련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무술들이 있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영화 속 사실적인 액션들을 위해 빈번히 활용됐다. <레이드> 제작진이 참여한 <리벤져>의 개봉과 함께 그 사례들을 모아봤다.

<회사원>

시스테마

<회사원>

국내 영화들부터 살펴보자. 그 첫 번째는 소지섭 주연의 <회사원>. 주인공 지형도(소지섭)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다만 그 회사가 살인청부 회사일 뿐. 당연하게도 그는 온갖 총기류는 물론, 특수 무술까지 구사했다. 영화 속 그가 사용하는 무술은 러시아의 특수 무술 ‘시스테마’. 소지섭은 이를 위해 약 두 달간 무술 연습을 했다.

그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군사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실전 무술인만큼 그는 화려하고 커다란 동작보다는 짧고 효율적인 액션을 보여줬다. 살인청부 ‘회사’를 소재로 한 만큼 넥타이, 책상, 파티션 등을 이용한 액션도 돋보였다. 소지섭은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많이 맞기도, 때리기도 했다. 육체적으론 고되지만 그런 장면들이 나중에 실감이 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용의자>

주체격술

<용의자>

시작부터 어깨 탈골을 이용한 탈출 장면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영화 <용의자>도 무술을 활용한 강도 높은 액션을 자랑했다. 북한의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북한 요원을 앞세운 만큼 시스테마에 북한 특수 부대가 사용하는 ‘주체격술’까지 결합했다. 1968년 1.21 사태(북한 124 부대의 무장 게릴라 31명이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한 사건) 때 붙잡힌 북한 요원을 통해 알려진 주체격술은 북한의 ITF 태권도를 바탕으로 한 무술이다. 흔히 알려진 국내의 태권도와는 달리 동작이 큰 발차기보다는 팔꿈치와 주먹이 빈번히 사용되는 무술. <용의자> 속 청량리역 격투신, 좁은 집 안에서의 싸움 등은 인간의 신체 자체가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주체격술이 등장한 영화로 <공조>, <표적> 등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용의자>, <공조> 등에 등장한 주체격술이 실제 북한의 주체격술과 다르다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스테마한국협회 유대경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특공무술인 실제 주체격술은 영화에서 보이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고 전했다.

<아저씨>

<아저씨>

영화 속에 등장한 무술이 실제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다. 이는 현실적인 액션으로 호평을 받았던 <아저씨>를 보면 알 수 있다. <아저씨>의 박정률 무술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랏이나 칼리(필리핀의 무술) 등 동남아 무술을 소스로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쓰진 못했다. 여러 나라의 무술을 다 섭렵했다”고 전했다. 꼭 어떤 무술을 재현하기보다는 영화의 내용, 액션신에 맞도록 여러 무술들을 결합하고 배우에 맞도록 변형했다는 것. 앞서 소개한 <회사원>, <용의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아저씨>의 액션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데는 ‘무술의 재현’ 보다 ‘상황의 재현’이 더 크게 작용했다. 보통 영화 속 일대 다수의 결투는 한 명씩 차례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 마치 악역들이 맞기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 반면 <아저씨>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마지막 액션신은 실제로 다수가 동시에 태식(원빈)에게 달려들었다. 태식은 맞고, 도망치고, 때로는 시체를 방패로도 쓰며 처절하게 싸운다. 그의 액션은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메란타우>

실랏

<메란타우>

2009년 등장한 말레이시아 영화 <메란타우>는 <레이드> 시리즈의 이전, 가렛 에반스 감독과 이코 우웨이스가 먼저 호흡을 맞췄던 영화다. 사실상 <레이드> 시리즈의 탄생 배경이 된 작품. <메란타우>의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이코 우웨이스 그 자체다. 그는 5살 때부터 실랏을 배우고, 2005년 인도네시아 실랏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유단자다.

영화를 위해 단기간 무술을 익힌 것이 아니라, 애초에 유단자가 주연을 맡은 만큼 <메란타우>는 완성도 높은 액션을 선보였다. 이코 우웨이스가 연기한 유다가 상대하는 적만 무려 100여 명. 실랏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춤처럼 유연한 액션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동시에 폐쇄된 엘리베이터, 컨테이너 박스 등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연출도 돋보였다. 이코 우웨이스는 이후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레이드> 시리즈를 거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마일 22> 등으로 할리우드 진출에도 성공했다.

<옹박: 무에타이의 후예>

무에타이

<옹박 - 무에타이의 후예>

<메란타우>, <레이드> 시리즈 모두 이 영화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2003년 제작된 태국의 <옹박: 무에타이의 후예>(이하 <옹박>)다. 영화는 과장된 연출의 기존 액션영화들이 모두 가짜처럼 느껴질 만큼 리얼한 액션을 보여줬다. CG, 와이어, 스턴트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무에타이 유단자 토니 자를 필두로 한 처절한 맨 몸 액션을 자랑했다.

태국의 무에타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확실히 <메란타우>, <레이드> 시리즈와는 차이가 있었다. 무릎과 팔꿈치 중심으로 했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실랏에 비해 동작이 크고 화려하다는 점이다. 토니 자의 무릎 공격은 거의 날아다니는 수준. <옹박>은 대부분의 장면이 안전장치도 없이 진행됐으며, 이 때문에 토니 자를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부상이 잦아 제작 기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싸웠다”해도 무방할 정도다. 국내에는 <옹박>의 큰 인기에 힘입어, 전혀 상관없지만 유사한 분위기의 태국 영화들이 <옹박 2>, <옹박 3> 등의 제목으로 개봉하기도 했다.

<> 시리즈

칼리

<본 슈프리머시>

할리우드 영화 중에서는 맷 데이먼 주연의 <> 시리즈가 있겠다. <> 시리즈는 시각적 화려함으로 승부했던 여타의 첩보영화와 달리 리얼리즘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크게 비교되는 작품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007> 시리즈다. 멋진 정장, 스포츠카를 뽐내며 적들을 제압한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반면 <> 시리즈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후줄근한 후드를 걸친, 스파이보다는 강력계 형사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액션 역시 ‘멋’을 위해 총기류를 주로 사용한 여타의 스파이들과 달리 맨손, 수건, 잡지 등을 이용한 근거리 액션이 주가 됐다.

<> 시리즈의 액션도 여러 무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 시리즈의 무술 감독 제프 이마다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이슨 본이 사용하는 무술은 필리핀 무술 칼리가 중심이며, 절권도 등의 무술도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절권도의 창시자인 이소룡의 제자이자 친구이다. “실제 상황 같은 액션을 연출하고 싶었다”고 말한 그의 바람대로 <> 시리즈는 캐릭터의 외적 매력은 버리더라도, 액션만큼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영화로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현실적인 액션을 보여줬던 할리우드 영화로는 이스라엘의 특수 무술 크라브 마가, 유도 등을 활용한 <테이큰>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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