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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3년 한국영화 & 시리즈 현장 B컷 컬렉션 ①
이자연 이유채 2024-01-04

<비공식작전>

사진 박병덕 스틸 작가·글 이자연

모로코 촬영 당시 찍은 사진. 이민준(하정우, 오른쪽)과 김판수(주지훈)가 후반으로 갈수록 고초를 겪으며 낯빛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그나마 상태가 준수할 때 일찍이 촬영했다는 웃음과 눈물이 담긴 컷이다. 이제 막 노을이 질 타이밍에 아름다운 모로코를 배경으로 그날을 기록했다. 모두가 체력적인 어려움과 한계로 힘들어했지만, 하정우와 주지훈 배우는 촬영장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화기애애하게 촬영을 이어나갔다.

사진 조원진 스틸 작가·글 이자연

국경수비대가 건물 안으로 들이닥치자 판수에게 행운의 동전을 능청스럽게 던지고 도망가는 민준의 시퀀스. 일당이 문을 열고 침입하려 할 때, 가구들로 문을 막아 시간을 번 뒤 도망가는 장면이다. 일반 건물 3층 높이에서 잡고 있던 물받이 통이 녹슬어 넘어지는 순간이다. 매달리고 있다가 넘어지는 장면은 하정우가 직접 촬영했고, 안전 문제를 염려한 모든 스탭이 초긴장 상태에서 주의하며 촬영을 이어갔다. 누구도 몸 사리지 않는 전투적인 여정이었다.

<교섭>

사진 노주한 스틸 작가·글 이유채

사진 노주한 스틸 작가·글 이유채

아프가니스탄에 납치된 자국민을 구하려는 외교관 재호(황정민)와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의 이야기를 담은 <교섭>의 실제 촬영지는 요르단이었다. 사막에서 촬영하며 “처음 겪어보는 열기”를 느꼈다는 노주한 스틸 작가는 “43도까지 올라가기도 했고 더위에 에어컨이 터지기도 했다. 매일 온몸이 땀범벅에 지치기도 참 많이 지쳤었다”는 소회를 털어놨다. 요르단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아래 있던 곳이라 어디든 띄어 앉고 촬영 때만 호텔 밖을 나갈 수 있었다는 것도 그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다.

위 사진은 “해가 정말 예쁘게 지고 있던 상황”을 찍고 있는 현빈 배우의 모습이다. 현장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곳곳을 사진으로 기록 중인 현빈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황정민 배우가 요르단의 번화가에서 동선 체크를 하는 모습이다. 오래전 임순례 감독과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인연을 맺은 황정민은 “감독이 원하는 걸 빠르게 캐치해서 열정적으로 의견을 주는” 모습으로 감독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고. 노주한 스틸 작가는 황정민 배우를 “현장의 해결사”로 기억한다. “누가 힘들어하면 어떻게든 그 사람을 도와주려 하고, 어디서 진행이 잘 안되고 있다 싶으면 나서서 막힌 부분을 뚫어버리더라. 성격이 급해서라고는 하지만(웃음), 그만큼 자기 일에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

<밀수>

사진 박시열 스틸 작가·글 이자연

통영에서 이뤄진 촬영은 어두운 밤에 진행되었다. 아직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촬영 초기, 세트장에 막 들어선 배우들은 19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디테일한 소품들을 보면서 탄성을 질렀다고. 이날 촬영을 동행한 박시열 스틸 작가는 “상점 밖에 걸려 있는 간판이나 바구니, 당시 사람들이 열광하던 밀수품 등 구하기 힘든 것들이 잘 진열돼 있었다”며 촬영기를 전했다. 리허설을 마친 뒤 세트 준비가 마무리되길 기다리던 김종수, 염정아 배우(왼쪽부터)는 뒤편에 선 포니자동차를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며 아이스브레이킹 대화를 나누었다. 영화의 시대적 분위기를 한껏 살리기 위한 류승완 감독의 눈썰미가 잘 드러난다.

<리바운드>

사진 민성애 스틸 작가·글 이자연

첫 촬영날이었다. 먼지 가득한 창고에 들어선 강양현(안재홍)이 과거 승리의 흔적으로 트로피를 발견하는 장면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때라 배우들이 촬영 이전에 만날 기회가 적었다. 민성애 작가는 장항준 감독(왼쪽)과 안재홍 배우에게 기념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다정하고 귀여운 장면이 완성됐다. 너무나 깜찍한 표정과 포즈로 찰칵. “<리바운드>에 대한 나의 기억도 이 컷과 비슷하게 남아 있다. 실제로 <리바운드> 촬영 현장이 무척 화기애애했다. 배우들도 모두 자신이 맡은 역할 같았다.”(민성애 스틸 작가) 안재홍은 강 코치가 되고 학생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아이들이 된 시간이었다. 특히 민성애 작가는 안재홍 배우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촬영장 메이킹 스틸을 찍는 동안 나는 배우들을 배역 이름으로 부른다. 그런데 <리바운드>에서 안재홍 배우는 내게도 강 코치였다. 내가 좋은 장면을 남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영화 안뿐만 아니라 바깥까지도 스탭과 함께 만들어갈 줄 아는 배우였다.”

<지옥만세>

사진 김비오 스틸 작가·글 이유채

천장에 걸린 개 목걸이를 보며 오우리 배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가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다. 이날 촬영은 과거 온천 관광으로 유명했던 충주 수안보의 어느 버려진 목욕탕에서 진행됐다. ‘인생 망했다’고 말하는 두 여고생이 마지막으로 찾기에 적절한 장소였다. 그러나 귀여운 구석이 있는 영화답게 현장은 화기애애했다고. 김비오 스틸 작가는 “파릇파릇한 느낌으로 가득했다. 오우리, 방효린 배우뿐만 아니라 채린 역의 정이주 배우까지 나이대와 커리어가 비슷했고, 임오정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첫 장편이다 보니 서로서로 의지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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