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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1]
이영진 2003-08-14

류승완 감독,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비밀을 공개하다

‘도시무협’이라는 호기심 이는 패찰을 단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4월12일 크랭크인한 뒤 촬영은 벌써 8부 능선을 넘었지만 현장 공개 소식은 없었고 그러는 동안 궁금증은 커져갔다. 이번에 그가 보여줄 액션은 어떤 모양새일까, 전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와는 어떤 연관성을, 어떤 차별성을 지닌 프로젝트일까. 8월8일, 첫 촬영현장 공개에 몰려든 60여명의 취재진들의 궁금증 또한 그닥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비료공장 안에 마루치와 아라치가

김포의 R.O.K. 촬영소. 외관은 영락없는 비료공장이다. 안이라고 다를 바 없다. 스탭들의 안내로 좁은 통로를 외줄로 서서 들어서자 한 움큼의 먼지가 기도를 공격한다. 하지만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클라이맥스 액션이 펼쳐질 제단세트 안으로 들어서자, 이내 취재진으로 하여금 낮은 탄성을 지르게 한다. 마니산 돌탑 모양의 구조물도 인상적이거니와 후면의 지층에 새겨진 승천하기 직전의 용 문양과 20m 위 천장에 일직선으로 달린 대형 프로펠러 모양의 조형물이 빛과 어둠을 번갈아 내뿜고 있어 긴장을 머금게 한다.

공사장 지하로 설정된 이 제단은 마루치 상환(류승범)과 아라치 의진(윤소이)이 7선 중 한명인 자운(안성기)의 도움을 받아 아라한(阿羅漢)의 열쇠를 손에 넣고 세상을 얻기 위한 흑운(정두홍)에 맞서 싸우는 곳. 류승완 감독이 무술지도를 맡고 있기도 한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오늘 촬영장면의 합(合)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모니터가 있는 곳으로 사라지자 그 자리를 동생인 류승범과 신인 윤소이가 채운다. “자, 스모그 됐으면 가자.” 세 배우의 가슴에 땀이 흥건해질 무렵 류 감독은 담소를 중단하고 모니터를 응시한다. 조감독의 콜 사인과 함께 세명의 배우가 합을 벌인다.

두 차례의 테스트를 거쳤지만, 3명이 뒤엉켜 칼을 주고받는 장면이 매끄럽게 해결될 리 없다. 취재진을 위해 셋의 액션장면으로 갑자기 교체한데다 류승범은 제단세트 촬영은 처음이라 몸과 머리로 익혔던 모양이 좀체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스모그가 뭉개지는 2번의 틈을 타 잠깐 숨을 돌린 배우들은 10번째 만에 감독으로부터 오케이 사인을 얻어낸다. 류 감독은 “이 정도면 더이상 시킬 수도 없다. 승범이가 10번째 뛰어나가는데 점프가 이미 낮아졌더라”며 2시간 동안의 촬영을 접는다.

동양의 영웅은, 자기 수련이 낳는다

류승완 감독이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떠올리게 된 것은 ‘류승범을 데리고 애니메이션인 <마루치 아라치>를 극영화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 그러다 마루치와 아라치가 득도에 이르렀다는 뜻을 품고 있음을 깨닫고, 도를 닦는다는 건 뭘까, 혹시 이 세상 장인이라 불리는 이들, 그러니까 고층빌딩에 아슬아슬하게 매다려 유리를 닦는 청소부가 혹시 경공술의 대가는 아닐까, 무거운 보따리를 자유자재로 이고 다니는 후줄근한 할머니가 실상 대단한 기의 소유자가 아닐까 하는 상상에까지 미쳤다. “그러고보면 서양의 슈퍼영웅들은 천부적인 능력을 갖고 태어났거나 어떤 계기를 통해 초자연적인 힘을 획득한다. 이를테면 스파이더 맨이 거미에 물리거나 헐크가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처럼. 그런데 동양의 영웅들은 다르다. 황비홍은, 소림사의 18나한은 자기 수련을 통해서 거듭난다.”

연속 상상이 빚어낸 이야기는 대강 이러하다. 조직 폭력배한테 굽히지 않고 뻗댔다가 얻어터지기 일쑤인 순경 상환은 어느 날 의진과 그의 아버지 자운을 비롯한 7선을 만나면서 “마루치가 될 재목으로 꼽히게 되고, 이후 우여곡절 끝에 수련에 동참하게 된다”는 내용. 하지만 무엇보다 궁금한 건 류승완식 액션 비법일 터. 2시간 동안의 짧은 촬영현장 탐사로는 무리라고 판단, 류승완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를 더해 전작과 다른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액션 품새를 미리 들여다본다.

▶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1]

▶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2]

▶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