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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결산 [2]
2003-09-26

<좋은아침, 저녁>

<귀환>은 마흔도 안 된 신인의 구식영화이다. 또한 은사자는 리도의 고급호텔에서 편하게 지내는 영화 관계자들이나 좋아할 만한 <연>에게 갔다. 이탈리아영화의 수상 제외를 뒤로 한다 하더라도 확실해진 사실은 ‘베네치아60’은 아무에게도 거슬리지 않는 전통적인 형식으로 포장된 ‘영화제용 영화’를 위한 것임이 분명해졌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영화제작자인 피에트로 발세키 역시 “만일 칸의 프랑스 감독에게서라면 이런 일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고 벨로키오 스스로도 “고립된 느낌이다. 아마도 나는 상에 어울리는 타입이 아닌 것 같다”며 자조어린 대답을 늘어놓았다.

이런 희비의 쌍곡선 속에서도 의연할 수 있었던 사람은 바로 기타노 다케시였다. 감독상을 수상한 기타노 다케시의 <자토이치>는 평단의 고른 지지와 함께 올해로 2번째로 시행된 관객상인 ‘플라스틱사자상’(영화제를 방문한 관객으로부터 수거된 표를 집계하여 수상)에 최고작품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함께 안았다. 그러나 기타노와 함께 관객으로부터 ‘최고의 여배우’로 인정받은 나오미 왓츠는 <프렌치 아메리칸>과 의 기자회견장을 부지런히 오고가는 장기투숙객으로 베니스에 헌신했지만 공식적인 여우주연상은 결국 <로젠스트라세>의 카트야 리에만에게 양보해야 했다. 또한 에 함께 출연한 숀 펜 역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공허한 눈빛으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답답한 시대극 티엔주앙주앙의 <작은 마을의 봄>에 대상을 수상하면서 대안영화의 기치를 내건 부문의 성격에 대한 의문부호를 견뎌내야겠던 ‘업스트림 부문’은 올해 쿠르드 생 감독의 독특한 러브스토리 <보드카레몬>으로 그 의구심을 잠재웠다. 보드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영하의 날씨를 녹이는 미망인과 홀아비의 아련한 로맨스 <보드카레몬>은 쿠르드의 고단한 현실을 잔잔한 유머 속에 전하며 업스트림 최고상인 산마르코상을 수상했다. 한편 영화제 데일리뉴스 중 하나인 ‘TV필름스’는 최악의 영화를 황금사자에 반하는 ‘황금진흙’으로 칭하며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이메지닝 아르헨티나>에 그 불명예의 오욕을 안겼다.

왼쪽부터 <연> <보드카 레몬>

모리츠 데 하델른 재신임?

모리츠 데 하델른이 두 번째 키를 쥐고 항해를 시작한 제60회 베니스영화제는 8월27일부터 9월6일까지 11일 동안 86편의 장편과 57편의 단편영화를 포함해 총 143편의 영화들을 리도의 공기 중에 영사했다. 또한 하루평균 만 5천명의 일반관객이 영화제를 찾았다. 이렇듯 늘어난 일반관객, 늘어난 기자들, 또한 각종 문화단체에 무분별하게 지급되는 패스와 함께 이 영화제에 가장 시급한 것은 상영관 증설이다. 무용, 영화, 건축 등 베니스 전체 베니스비엔날레를 총괄하는 수장 프랑코 베르나베는 매년 유랑극단처럼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며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는 팔라BNL을 정리하고 팔라 갈릴레오를 재건축하는 문제와 카지노 옆 녹지대에 2천석 규모의 세 번째 건물을 짓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지금까지 관례로 되어 있던 무료표의 배분을 하지 않고 기자 이외의 관계자들 등록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관심은 내년에 어떤 환경에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인가보다는 지난 2년간 이 수렁에 빠진 영화제에 유려한 비즈니스 수완으로 인공호흡을 불어넣은 모리츠 데 하델른이 내년에도 연임할 것인가에 쏠려 있다. 이에 베르나베는 “개인적으로 운영위원회에 모리츠 데 하델른의 연임을 제안할 것이다. 하지만 명확히 하고 싶은 것은 한 조직이 단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우리가 구성한 조직의 중심축이기는 하지만 그도 일원일 뿐이다. 아무튼 내일 아침신문에 ‘베르나베, 데 하델른을 재신임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올 것이라는 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1932년에 태어난 이래 2003년까지 71년을 장수한 베니스영화제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기름진 식단으로 환갑잔치의 손님들을 접대했다. 그러나 환갑(還甲)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쳐 60갑자를 만들어,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로 다시 돌아왔음을 뜻하는 것이라 했던가. 이 순환선은 이제 단 한번의 운항을 마친 것뿐이다.

베니스 말말말

오~ 키스해주세요~

“마르코 벨로키오의 훌륭한 영화가 그에 걸맞은 상을 받지 못해 매우 유감이다. 모로의 석방에 대한 아이디어는 환상적이며 대단한 해방감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달리기 경주는 상처입은 늙은 코끼리를 위한 것은 아니다.”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벨로키오의 <좋은 아침, 저녁>의 수상 제외에 대해

“지금 매우 행복하다. 왜냐하면 이 상은 오스카와는 전혀 다른 베니스영화제의 상이기 때문이다. 여기는 배우의 연기력과 질이 상의 여부를 좌우하지만 거기는 때론 제작사들의 투자액이 좌우한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점은 시상식장에서 들어올 때 아무도 나에게 어떤 패션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있는지를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 숀 펜, 으로 ‘베네치아60’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수상소감으로

“만약 우리 아버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더라면 나 역시 무척 화가 났을 거다.” 《 실베스터 스텔론, 자신의 이탈리아 경호원이 노령의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에게 폭력대응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왼쪽부터) 남우주연상 수상한 숀펜. 여우주연상 수상한 카트야 리에만

“키스해주세요” 《 기자회견장의 한 여기자, <참을 수 없는 사랑>의 조지 클루니를 향해 면사포를 뒤집어쓰고 다가가 결혼식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결국 키스를 받아냈다)

“여자감독이 만든 영화를 통해 상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기뻐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감독이 남자였다면 하는 생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모순들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 카트야 리에만, <로젠스트라세>로 ‘베네치아60’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수상소감으로

“여기 당신만을 위한 사자상을 준비했어요.” 《 <머드>의 프로듀서가 기자회견 중 감독인 제르비스 자임에게 봉제 사자인형을 전달하며

“펜엑은 왕가위보다 키가 작다.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서 더 좋다.” 《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왕가위와 펜엑 라타나루앙의 차이를 묻자

“3년 동안 백수로 살았다. 애도 있고 마누라도 있고… 어쨌든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 감독 얀 카쿱 콜스키, <포르노그라피>의 감독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었냐는 질문에

▶ 제 6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결산 [1]

▶ 제 6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결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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