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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교] 코언 형제처럼 되는 그날까지

<마더> 각본가 박은교

<마더>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을, <미쓰 홍당무>로 청룡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한 재능있는 작가. 그 밖에도 <키친>의 공동각색으로 이름을 올린 박은교는 원래 연출가 지망생이었다. “영상원을 졸업하고 두달 동안 백수로” 미래를 고민하던 그녀는 어느 날 봉준호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영상원 선생님이셨다. <괴물> 연출부 좀 시켜주세요, 부탁하려고 했는데(웃음) 시나리오를 쓰지 않겠냐고 물어보시더라.” 예상치 못한 작가 필모그래피의 출발점은 자신과 아버지의 관계를 대거 투영한 졸업작품인 <자전거 경주>. “<마더>처럼 시골 배경에 부모 자식간을 다루는 영화였다. 익산 출신인데, 지방 감수성 같은 게 잘 살아 있더라.”(봉준호)

실제 작업이 시작된 건 1년 뒤로 “봉준호 감독이 <괴물>을 크랭크인”할 무렵인 2005년 여름. 작업이 마무리된 건 그로부터 2년 반이 흐른 다음이었다. 최종본에서 여고생이었던 희생자의 “나이와 성별” 등 세부 디테일은 수없이 바뀌었고, 시나리오 역시 거듭 고쳐 써야 했다. “초고에서 한번도 안 바뀐 신도 있다. 예를 들어 화장터신. 내가 쓴 신 중에서 제일 좋아한다. 그 즈음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화장터에 갔는데, 그 경험이 굉장히 강렬했다.” 연출부 스탭으로 <마더> 촬영현장에서도 일했던 그녀는 그 장면을 찍는 걸 목격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는구나” 느꼈다고 했다.

그동안 다른 감독의 호출도 있었다. 특히,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은 “4년 내내 붙어다닌 제일 친한 영상원 동기.” “친구로 모니터링”하던 입장에서 결국 “두달 동안 속성으로” 달려들어 협업한 셈이다. “웬만한 상황은 다 재현해보기도 하고. 온갖 쇼를 다 했다. (웃음)” 현재 자신의 영화를 준비 중인 그녀의 단기적인 목표는 역시 입봉이다. “바뀔 가능성은 있겠지만, 일단은 <마더>와 <미쓰 홍당무>가 섞인 이야기랄까. 코언 형제 영화같이 블랙코미디가 있는 작품 말이다.” “<마더> 프리미엄 끝나기 전에 빨리 계약하라”는 조언도 있었다지만 박은교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스스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쓰려고. 오래 하고 싶다. 계속 현장에서 일하는 게 장기적인 바람이다.”

추천사 ★ 봉준호 <마더> <괴물> 감독

<자전거 경주>라는 단편을 연출했는데,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다. 문장이나 대사도 좋고 해서 같이 작업해보자 했다. 캐릭터 사이의 정서적인 교류도 잘 잡아내는 친구다. <마더>는 소재도 그렇고 여자작가의 정서 같은 게 궁금하더라. 엄마가 종팔이한테 “넌 엄마 없냐”고 하는 대사는 박은교 작가가 쓴 거다. 장편의 구조라든지 호흡만 잘 익혀낸다면 훌륭한 영화를 찍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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