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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비밀’, 연쇄적인 폭력들, 방관자에게 죗값을 묻다
오진우(평론가) 2023-12-06

한밤중 화장실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살자는 강봉진(황상경). 특이한 점은 사체의 입에서 10년 전 날짜가 적힌 일기 조각이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형사 동근(김정현)은 강봉진의 주변 인물부터 탐문하기 시작한다. 군대 선임이었던 한 제약회사 본부장인 성현(박성현)은 교육대에서의 봉진의 가혹행위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봉진의 괴롭힘으로 후임인 영훈(윤동원)이 자살을 했다. 동근은 학창 시절 때 친했던 ‘영훈’이란 아이를 떠올린다.

<비밀>은 한 형사가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는 스릴러영화다. 영화는 학교에서 군대까지 한국에 상존하는 폭력을 하나로 꿰는 서사를 보여준다. 비유하자면 <더 글로리>로 대표되는 사적 제재를 다루는데 복수의 통쾌함보다는 피해자의 억울함에 초점을 맞춰 그 서러움이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폭력의 악순환을 보여주는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형사 동근의 시선이다. 그는 처음엔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다가 옛 친구 영훈이 사건에 깊게 관련된 것을 알고서 변하기 시작한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위치한 방관자로서 그는 결국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다. 플래시백 구성으로 과거에 묻어둔 비밀 또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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