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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중국영화 키드의 생애’, <영화소년 샤오핑>

중국판 <시네마 천국>. 한국에 도착하기 전 몇몇 외국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인 뒤 이 영화가 얻은 별칭이다. 이 말이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 <영화소년 샤오핑>은 오직 영화(보기)를 통해서만 삶을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의 영화 천지에 대한 향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시네마 천국>과 비교하여 중국판 <시네마 천국>이라고 부를 때 그것은 몇 가지 연상작용에 기인한 것이다. 가령, 특정한 화자의 시점을 따라 거슬러올라가 도착하는 과거, 그중에서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바로 그 유년 시절, 그리고 그 유년을 함께 보냈던 추억 속의 영화 친구, 그 친구와 함께했던 영화에 대한 연정의 에피소드 등이다.

청년(시아유)은 생수 배달로 연명하는 하층 노동자지만,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며칠치 급료를 한번에 쓸 만큼 영화광이다. 어느 날 그는 영화를 보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다 벽돌더미에 부딪혀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그런데 난데없이 한 여자가 나타나 벽돌로 그의 머리를 내리친다. 그리고는 경찰서에 끌려들어가던 여자는 오히려 그에게 그녀의 금붕어가 죽지 않게 보살펴 달라고 부탁을 남긴다. 그녀의 집을 찾았을 때 청년은 그 여자도 자신만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녀가 바로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링링(관샤이아오통)이라는 사실까지도. 그리고 과거의 영화소년 샤오핑(왕젱지아)이 바로 이 청년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과거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샤오핑과 링링의 추억의 앨범을 펼친다.

<영화소년 샤오핑>은 영화 그 자체로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이 많지 않다. 그보다는 샤오핑 역을 맡은 꼬마 배우 왕젱지아의 코흘리개 연기가 훨씬 더 일품이다. 왕젱지아의 티없는 웃음은 영화 속 배우들을 따라하던 우리의 유년 시절을 단숨에 상기시켜낸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꼬마의 햇살 같은 표정이나 이야기의 행복한 결말이 서글퍼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시네마 천국>보다는 다른 별칭을 붙이고도 싶어진다. 오직 영화를 볼 때만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 보이는, 그 밖의 삶에서는 소외되어 있는 듯한 인물들의 삶 때문이다. 그러니 경우에 따라서는 이 영화를 중국판 <시네마 천국>보다는 ‘중국영화 키드의 생애’라고 생각하고 보는 편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많이 낭만적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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