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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산 좌충우돌 코미디 <사모안 웨딩>

국어로 유머하듯 친근한 뉴질랜드산 웨딩 크래셔들의 좌충우돌 코미디

뉴질랜드산 웰메이드 대중영화인 <사모안 웨딩>은 사모아족 4인조 ‘웨딩 크래셔’들의 좌충우돌 유쾌한 소동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다. 뉴질랜드 거주 사모아인이라는 설정은 다소 낯설지만, ‘결혼’과 ‘연애’를 두고 벌이는 소동이란 국경과 인종을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달콤씁쓸한 재미와 갈등을 주는 법이다. 결혼엔 생각도 가망도 없는 사모안족 네 친구들은 남 결혼식을 깽판 치며 다닌 지 수년째다. 이들만 떴다 하면 멀쩡한 결혼식이 난장판이 되니 마을의 목사는 급기야 이들에게 결혼식 참관 금지령을 내린다. 문제는 이 4인방 중 한명인 마이클의 동생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제법 염치는 있는지라 이 철부지 형님들은 어떻게든 마이클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애를 써본다. 그러다 얻은 아이디어가 바로 ‘참한 여자와 결혼식 가기’. 여자 파트너가 있다면 결혼식에서 문제를 일으킬 리 만무다. 그러나 심사숙고와 담을 쌓은 세파는 동거하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책임감과도 담을 쌓았고, 근육질 택배원 마이클은 백인 여자들과만 가볍게 놀아난다. 보험회사 직원 앨버트는 소심한 성격에 삼십 평생 데이트 한번 해본 적 없고, 폰팅에만 골몰하는 스탠리는 ‘라티파’라는 환상의 여자에게 빠져 있다. 관건은 이들이 어떻게 그럴듯한 결혼식 파트너를 만나게 되느냐다.

결혼하기보다 더 어려운 ‘결혼식 참관기’를 다룬 영화 <사모안 웨딩>은 이웃집 친구처럼 구수한 사모안 노총각 4인방의 구구절절 구애 작전들을 다뤘다. 때때로 구차하고, 염치없고, 비굴하며, 우스꽝스럽다. 뉴질랜드의 흥행영화답게 편집은 깔끔하고 이야기 전개도 맛깔스럽고도 정겹다. 4인방을 맡은 배우들의 개성이 잘 살아 있고 틈틈이 웃음을 선사하는 조역들의 감초 연기도 제격이다. 영화는 소수인종인 사모아인들의 낯선 문화를 보여주지만 이질감없이 익숙하고도 편안한 유머를 선사한다. 결혼식에 가기 위해 철부지 형님들이 모두 멀쑥한 어른이 될 필요는 없다. 더러는 뉘우치고 혹은 사실상 늘 옆에 있었던 소중한 사람을 발견하고, 그것도 안 된다면 그저 될 대로 돼라고 인생을 즐길 일이다. 백인 남녀의 혼사장애를 역겨운 화장실 유머와 난잡한 총각파티 장면을 관습화하는 익숙한 할리우드산 웨딩 영화와 달리 <사모안 웨딩>은 괜한 불편함없이 쾌활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색다른 뉴질랜드산 웨딩 영화다. 시종일관 명랑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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