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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 필생의 프로젝트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
박혜명 2008-07-09

전쟁 스펙터클 지수 ★★★★ 양조위와 고대 장수의 갑옷이 어울리는 지수 ★★ 린즈링이 경국지색인가 지수 ★★☆

위·촉·오 3국이 대립하던 서기 208년. 중원의 주인이 된 위나라의 조조(장풍의)는 위세가 날로 커져 관우, 장비, 조자룡 등 뛰어난 장수를 둔 촉의 유비를 강하게 압박한다. 이에 제갈량(금성무)은 강남의 오나라 손권(장첸)을 찾아가 연합군을 제의하고, 나라의 풍요와 평화를 깨기 싫은 손권이 그 제안을 꺼릴 동안 제갈량은 손권의 명장이자 오의 군대를 거느리는 실세 주유(양조위)를 찾아가 협력을 종용한다. 주유와 제갈량의 조화로운 지략과 리더십 아래, 촉-오 연합군은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과 맞설 준비를 마친다.

적벽대전은 단연 <삼국지>의 클라이맥스다. 촉의 군과 오의 군을 합쳐 20만명 남짓의 병력만으로 지혜를 발휘해 100만짜리 대군을 물리쳤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영웅 신화다. 할리우드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는 짐을 챙기며 오우삼은 “나의 필생의 프로젝트였다”라고 이것의 오랜 영화화 꿈을 말했다. 그는 아마도 삼국지의 명장들이 가득 모인 화려한 중원을 꿈꾸었던 듯하다. 같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삼국지: 용의 부활>이 조자룡이라는 유비 휘하의 장수 한 사람에게 초점을 둔 이야기라면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은 유비, 관우, 장비, 주유 그리고 주유의 부하 감녕까지 여러 종류의 장수를 적벽에 배치, 그들의 다양한 활약상을 좀더 주시하려는 전쟁 스펙터클이다. 이 장관을 이끄는 주인공은 주유와 제갈량. 그들은 이를 테면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는 논리로 서로의 비범함을 눈치채고 현명한 협업을 이룬다. 조조가 주유의 아내 소교(린즈링)를 차지하기 위해 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해석’도 <적벽대전>에 차별화를 주는 요소이긴 하다.

그런데 아직 본론은 시작되지 않았다. <적벽대전>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후편의 개봉을 예정하고 있고 적벽대전도 그때 가서야 벌어진다. 오나라의 황개가 벌인 화공계와 제갈량이 부른 동남풍으로 인해 조조의 군대가 적벽에서 후퇴하는 장관까지 보고 나면, 오우삼의 삼국지가 궁극적으로 어떤 의도를 품었던 것인지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tip/‘적벽대전’의 주인공은 사실 누가 뭐래도 적벽 그 자체다. <삼국지연의>의 기록에 따르면 조조의 100만 대군이 주둔했던 곳은 ‘까마귀 숲’이라 불리던 언덕. 양쯔강 기슭에서 사라진 이 숲을 대신해 제작진은 시안(西安)을 촬영지로 선택하고 그곳의 저수지를 메워가면서 언덕을 직접 지었다. 신축된 언덕의 규모는 높이 약 13m, 넓이는 축구장 2개 규모(최소 약 1225평)에 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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