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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형 SF <케로로 더 무비: 케로로 vs 케로로 천공대결전>
박성렬 2008-08-06

오덕후 지수 ★★★★ ‘깨물어주고 싶어’ 지수 ★★★ 초딩 지수 ★★

“앞으로 2분, 딱 2분 만에 퍼렁별(지구)을 완전히 침략하겠다.” 외계인들의 대공습? 지구정복에 나선 외계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개구리다. 만화 <케로로 중사>는 지구정복을 꿈꾸지만 느긋한 성격과 억센 지구인 가족 때문에 지구에 눌러앉게 된 외계 개구리들의 이야기다.

장르로 따지면 ‘지구정복’을 노리고 지구에 온 외계인들이 한바탕 ‘지구적응’기를 펼치는 생활형 SF. 얼핏 보기엔 <도라에몽>의 사촌뻘이다. 외계인과 인간이 한 지붕 아래 함께 어울리니 사소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플라잉 보드’, ‘젊어지게 하는 총’, ‘뭐든지 압축하는 기계’ 등등 외계인이 고도의 기술력으로 만든 장치는 에피소드의 불씨가 되면서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외계인의 생김새 역시 <도라에몽>처럼 동물을 빼다박아 낯설지 않다.

얼추 파란 고양이가 초록 개구리로 바뀐 게 전부인가 싶기도 하지만 원작자인 요시자키 미네는 패러디와 인용을 덧칠하여 <케로로 중사>를 완성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부터 <기동전사 건담>과 <드래곤볼> <은하철도 999>에 이르기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과거와 현재를 총망라하는 것은 기본, <케로로 중사>는 인터넷 문화, 컴퓨터 게임과 동시대의 전자제품까지 아우른다. 수집욕을 자극하는 방대한 인용, SF적 호기심과 2.5등신의 심플하고 무지막지하게 귀여운 캐릭터들까지 더해지니 국적과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대단한 인기다. 만화잡지 <월간 소년 에이스>의 연재본을 바탕으로 현재 만화는 15권, TV애니메이션은 무려 200화를 돌파한 인기작. 그리고 오는 8월7일에는 극장판인 <케로로 더 무비: 케로로 vs 케로로 천공대결전>이 개봉한다.

미물 주제에 지구정복을 꿈꾼 것도 가상하다만 이젠 극장까지 점령할 기세다. <최종병기 키루루> <심해의 프린세스>에 이어 어느덧 일본 내 극장 개봉만 세 번째다(국내에서는 <최종병기 키루루>에 이은 두 번째 극장개봉). 하찮은 양서류라고 얕보지 말지어니. 외계에서 온 개구리들은 인간의 말을 할 줄 알고 인간처럼 두 다리로 걸어다니는 데다 주택가 한가운데 북한군 핵기지 뺨치는 지하기지를 건설해놓고 있다. 더욱이 주인공인 케로로 중사를 중심으로 어엿한 소대를 이룬 군인이다. 원제는 <개구리 군소 케로로>. ‘군소’라는 계급은 일본에만 있어 국내에는 <개구리 중사 케로로> 또는 <개구리 하사 케로로>로 소개되었다. 사람처럼 행동하는 이 외계 개구리들의 유일한 약점은 너무 느긋하고, 너무 웃기고, 너무 귀엽다는 것. 박성렬/ 객원기자

tip/ 알고 보는 것이 진짜 감상 포인트. 각종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통달했다면 구도와 신 하나까지 놓치지 말 것. 분명 낯익은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모른다면 사전정보를 습득하고 보는 센스! 덧붙여 일대일 스케일로 풀가동하는 <기동전사 건담>도 특별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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