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10대가 꿈꾸는 로망과 판타지 <하이 스쿨 뮤지컬: 졸업반>
정재혁 2009-02-18

synopsis 신나게 떠들고 즐기던 청춘들도 이제 졸업을 맞았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섯명의 주인공들은 졸업이 주는 흥분과 아쉬움에 고민이 많다. 농구를 하던 트로이(잭 에프런)는 운동으로 대학 가는 게 진짜 본인의 꿈인지 갈등하고, 스탠퍼드대 법학부 입학이 결정된 가브리엘라(바네사 허진스)는 남자친구와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 주저한다. 본인의 재능을 확신하지 못했던 라이언(루카스 그래빌)은 무대에서의 희열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걱정은 젊디젊은 청춘들한테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농구 시합에서의 극적인 역전승, 교내 댄스파티, 고교 시절 마지막 뮤지컬 공연을 통해 이들은 졸업을 새로운 출발로 장식한다.

아시아에 <꽃보다 남자>가 있다면 미국엔 <하이스쿨 뮤지컬>이 있다. 다소 단순한 대입 같지만 <하이스쿨 뮤지컬> 시리즈의 인기를 설명하기엔 이 비교가 가장 적절하다. 2006년 TV영화로 제작돼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하이스쿨 뮤지컬>은 케이블TV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미국을 벗어나 세계 100개국에서 방영됐다. 2007년엔 2편이 제작돼 방영됐으며, 이후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콘서트 투어, 아이스쇼 등 부가 콘텐츠를 통해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일종의 신드롬이 됐다. 주연을 맡은 잭 에프런은 2007년 키즈어워드 최고남자스타상을 비롯해 <헤어 스프레이>로 스타덤에 올랐고, 여자주인공인 바네사 허진스도 <하이스쿨 뮤지컬> 이후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하이스쿨 뮤지컬: 졸업반>은 TV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극장판으로 제작된 시리즈 3번째 영화다.

<하이스쿨 뮤지컬>이 <꽃보다 남자>와 비슷한 건 인기만이 아니다. <하이스쿨 뮤지컬>은 학교에서 10대가 꿈꾸는 로망과 판타지를 과장된 설정으로 주저없이 담아낸다. <꽃보다 남자>가 초상류층만 다니는 학교를 무대로 10대들의 일상에 환상을 제공한다면 <하이스쿨 뮤지컬>은 뮤지컬 장르와 과장된 캐릭터 설정으로 사랑, 우정,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극단적이고 단순하게 조리해낸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방식이다. 그야말로 유치찬란하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하이스쿨 뮤지컬>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색다른 이야기도 없고, 심지어 인물간의 갈등과 해결 과정이 1, 2, 3편 모두 동일한 이 영화는 거품이 절반 이상은 섞인 축제로 10대들의 꿈을 부풀린다. 3편에선 졸업이란 중대한 관문이 등장하지만 영화는 여전히 뻥 같은 축제에 흥을 올린다. 졸업이 5년 이상 지난 이들에겐 민망할 영화.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이 영화의 흥행비결이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