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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현장의 생생한 뒷모습 <렛미아웃>
김보연 2013-08-14

DSLR로 영화를 찍는 것은 웃기는 짓이며 졸업영화는 사실 ‘취업영화’라며 필름으로 장편영화를 찍겠다고 공언한 영화과 졸업반 무영(권현상)은 사실 한번도 영화를 찍어본 적이 없다. 그렇게 그날도 거침없이 영화 지식을 뽐내던 무영은 학생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양익춘’ 감독에게 영화가 별로라고 독설을 날리는 사고를 치고 만다. 결국 지도교수와 감독에게 찍힌 무영은 얼떨결에 양익춘 감독이 학교에 기부한 500만원을 졸업영화 제작비로 받아버리고, 영화 제작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친구 아영(박희본)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영화를 찍기 시작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그에게 현장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과연 무영은 자신의 데뷔작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영화 현장을 묘사한 풍부한 디테일이다. 경험 많은 촬영감독이 어린 감독을 쥐고 흔드는 것이나 자기 식대로 연기를 하려는 선배 배우, 지나치게 예민한 음향감독의 짜증, 심지어 편의점 아줌마의 채근까지 <렛미아웃>은 현장에서 일어날 돌발변수들을 러닝타임에 빼곡히 채운다. 이런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어딘가 서투른 스탭들이 만들어내는 웃음과 함께 미처 몰랐던 현장의 생생한 뒷모습을 엿보는 재미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영화 찍기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위해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방식만을 택한 건 아쉬움을 남긴다. 처음에는 재미있던 각종 실수담이 70분 넘게 반복해 이어지면 신선함은 사라지고 동어반복의 이야기만 남는다. 또한 쌓여가는 에피소드의 수와 정비례하는 것은 감독의 히스테리로서, 영화 속 영화가 완성될수록 무영이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모습은 안타까움마저 자아낸다. 배우, 조감독, PD 등 옆에 있는 사람에게 닥치는 대로 짜증을 내는 감독을 보면서 그의 성공을 응원하기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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