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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시의 기원을 회상하는 담백한 말들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서>는 출판 금지가 횡행하던 1970~80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출판도시, ‘파주’의 탄생을 꼼꼼히 되짚는다. 출판이 자유롭지 않던 시절 오로지 책을 위한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 출판인들과 건축가들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꿈꾸고, 그들의 계획은 당시 군사 접경 지역의 늪지대였던 파주에서 펼쳐진다.

이례적으로 민간 주도의 출판도시를 추진하며, 이들은 당대 도시에 요구되던 효율성 대신 공공성을 생각한다. 또 파주의 늪지 등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고민한다. 이런 과정이 파주출판도시 시범지구 건축설계 계약이라는 성과를 맺는다. 차라리 선언문에 가까운 이 계약을 두고 그들은 ‘위대한 계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화는 인터뷰 영상, 과거의 사진과 신문 기사를 번갈아 보여주며 지나간 역사를 소환해낸다. 각자의 말과 기억이 모여, 여러 명의 꿈이 실제 도시로 현실화된 과정이 그려진다. 그렇게 영화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파주출판도시가 누군가의 끈질긴 시도 끝에 만들어졌음을 알게 한다. 그리고 끝내 도시와 문화, 산업의 관계에 대한 생각으로 나아가게 한다. 다만 인터뷰와 기사에 많은 부분을 기대어 진행되는 연출은 다소 단조롭다는 인상을 남긴다. 2020년 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예술공헌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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