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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교양 버라이어티가 진화하는 방법

JTBC 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도올>

<천룡팔부> <소오강호> 같은 무협지, <중경삼림> <아비정전> 같은 영화, <허삼관 매혈기> <형제> 같은 책을 통해 중국을 배우고 상상했다. <슈퍼차이나>로 중국의 경제력과 잠재력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정작 중국을 들여다보는 틀엔 관심이 없었다. 중국이 움직이는 방향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역시 없었다. 당이 국가 위에 존재하는 중화인민공화국.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나가는 비전은 무엇인가. 4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다는 도올 김용옥의 <차이나는 도올>이 JTBC에서 방송 중이다. 첫 방송에서 그가 칠판에 처음 그리는 것은 김밥이다. 그리고 그림 위에 쓰여지는 건 공시적, 그리고 통시적이라는 두 단어. 역사적 사실을 지금 현재의 상황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공시적 관점이라면 통시적 관점은 시간의 흐름을 고려해 변화해온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라 하겠다. 마오쩌둥으로부터 시작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현재 시진핑 주석의 상황을 공시적으로 바라보는 도올의 차이나는 강의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 <집밥 백선생>에서도 그렇듯 제자가 등장한다. 알베르토, 박철민, 호란, 신보라 등 열명의 제자와 상호작용하며 도올 특유의 일성이 간간이 터져나온다. 오버뷰로 잡아내는 방송카메라와 근접촬영을 통해 도올을 강조해주는 DSLR의 이중 촬영은 생각의 질감도 이분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관우를 조조에게 보낸 이유와 장제스가 천안문 광장을 폭격하지 않은 이유를 한줄에 꿰어 중국의 역사와 스타일을 설명해나가는 명쾌함은 여전하다. 기획이든, 인물 선택이든 교양 버라이어티로서 JTBC는 또 한 계단 위로 올라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