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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2년 시리즈 BEST 2위, ‘작은 아씨들’
임수연 2022-12-15

“모두가 돈을 생각하고 말하는 시대의 초상을 동화로 풀어낸 자유로운 작법”(김혜리)을 보여주며 “올바름보다는 정념으로 설득하고, 옹호보다는 애호를 낳을”(김소미) <작은 아씨들>은 가히 “정서경 버전의 <기생충>”(장영엽)이라 할 만하다.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가장 높고 밝은 곳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욕망을, 막장이라는 장르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현실적으로 그려낼”(장영엽) 수 있었던 근간은 “‘가난’을 그저 개인의 운명과 능력 문제로 협소화하지 않고 ‘베트남전쟁’이라는 근현대사를 ‘유령’ 담론과 연결지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 비판까지 나아간 담대하고 미래지향적인 세계관”(오수경)에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대사의 큼직한 사건을 재구성하여 그 중심에 자매들이 종횡무진할 수 있도록 조율”(이자연)하고 “어떻게 보일지 개의치 않는 여성 캐릭터를 만나는 낯선 해방감”(유선주)을 선사하는 방향으로 소설 <작은 아씨들>을 재해석한 작품이지만, “세 자매의 관계보다 서로 의존하고 대립하는 오인주, 진화영, 원상아라는 세 여성의 관계를 드라마의 중심축으로 세운 것 또한 ‘연대’가 구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위해선 불화와 갈등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한다는 역설처럼 느껴졌다”(복길)는 평도 있었다.

장르적으로는 “<오션스 일레븐>처럼 일종의 성공한 범죄 서사”(김현수)를 취해 “약자들이 모여 이길 수 없는 악당들을 추적해 무너뜨리는 통쾌한 매력”(김현수)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작은 아씨들>의 원류는 한국형 통속극에서 시작한다. “숨 가쁘고 훌륭하게 계산된 막장 드라마”(피어스 콘란)를 토대로 “동화와 괴담의 화법을 뒤섞은 고풍스러운 스릴러이자 통속성과 의외성이라는 서로 상반된 성질을 조화롭게 구사”(복길)하며 “알렉상드르 뒤마에서부터 루이자 메이 올컷에 이르는 고전 멜로드라마의 과장된 요소들이 환상적인 방식으로 한국 사회 그리고 한국 역사와 엮여 있는”(듀나) 성공적인 장르 믹스를 보여준다. 그리고 노련한 테크니션들의 협업은 자칫 불균질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재료들을 매끄럽게 공존시켰다.

<작은 아씨들>은 “매화 반전과 미스터리를 거듭하는 정서경의 묘기”(김소미)와 “특히 미술이나 배우들의 열연”(조혜영) 그리고 “연기, 연출, 미술의 환상적인 삼박자”(김수영)가 완성한 드라마다. 무엇보다 “극에 나타난 가난 담론에서 모순이 느껴진 점이 아쉽지만, 아름다운 비주얼 디렉팅이 서사를 보조해가며 긴장감을 이어가는 기술이 뛰어났다”(박현주)는 코멘트를 포함해 드라마 연출자의 중요성이 다른 시리즈물에 비해 빈도 높게 언급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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