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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편집장] 좋은 배우, 좋은 연기
이주현 2023-02-17

연례행사 같은 ‘신인배우 특집’을 올해도 이어간다. <씨네21>은 해마다 올해 주목해야 할 신인배우들을 선정해 인터뷰하는데 이들은 대체로 2~3년 뒤 진가를 발휘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속설이 있다. <씨네21>의 영험한 예지력이 특별히 빛을 발한 해는 2014년. 당시 라이징 스타 11인의 명단엔 강하늘, 박보검, 변요한, 천우희, 최우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9년 전엔 이들도 꿈꾸는 신인이었다. 이제 막 경력을 시작한 신인배우들과의 인터뷰가 설레는 이유는 연기를 향한 순정과 풋풋한 마음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인배우들의 뜨거운 언어를 마주하다 보면 우리 모두 한때는 기회에 목마른 초짜였고 꿈 많은 신입이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된다.

여기 끼도 많고 꿈도 많은 8명의 싱그러운 신인배우들을 소개한다. 올해 <더 문> <무빙>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악귀> <범죄도시4> <지옥만세> <경이로운 소문2> 등을 통해 만나게 될 공성하, 김신비, 유인수, 이이담, 이정하, 정이주, 최희진, 홍승희 이상 8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인터뷰를 읽고 새삼 시대가 변했다고 느낀 대목이 있는데 그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과 배우를 묻는 공통질문에 대한 답 때문이었다. 레이첼 맥애덤스, 앤 해서웨이, 비키 크립스, 케이트 블란쳇, 휴 잭맨 등 생각지도 못한 해외 배우들의 이름이 다수 소환된 것이다. 요즘 신인배우들은 국경을 훌쩍 넘어 더 큰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 같아 놀랍고 신기했다. 아무렴, 언젠가 이들이 레이첼 맥애덤스, 앤 해서웨이, 케이트 블란쳇과 나란히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를 수도 있는 거니까.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얘기가 나온 김에 3월12일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이야기로 넘어가보자면, 감탄을 자아내는 연기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주연상 후보에 오른 두 배우 <TAR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과 <이니셰린의 밴시>의 콜린 패럴에 대해서도 미리 탐구해보았다. <TAR 타르>는 화려하게 커리어를 채색해온 케이트 블란쳇의 또 다른 마스터피스가 될 거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작품이며, <이니셰린의 밴시>는, <킬러들의 도시> <세븐 싸이코패스> <이니셰린의 밴시>까지 함께하며 마틴 맥도나 감독의 완벽한 페르소나가 된 콜린 패럴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TAR 타르>는 미처 보지 못했고 <이니셰린의 밴시>는 본 상태에서 사심으로 말을 얹자면, 올해 오스카 남우주연상만큼은 콜린 패럴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일랜드의 외딴섬 검박한 돌집에서 당나귀와 여동생과 다정하게 오랜 시간 살고 있는, 무지하고 고집스럽지만 착한 성정을 지닌 파드릭을 콜린 패럴은 짙은 팔자(八) 눈썹의 각마저 예리하게 조율하며 연기한다. 그 감쪽같은 변신이 기분 좋게 충격적이다. <이니셰린의 밴시>는 영화 개봉 즈음 길게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아카데미 시상식 소식도 곧 상세히 전할 예정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뻔한 얘기는, 좋은 배우의 좋은 연기는 그 자체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1394호에 실린 다양한 배우들의 이야기가 모쪼록 흥미롭게 전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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