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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떤 작품을 만들든 세월호를 기억할 것 같다”, 대상작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프로젝트>(가제) 주현숙, 한영희, 오지수 감독
이유채 사진 최성열 2023-10-13

대상의 영광은 세 여성 다큐멘터리스트에게 돌아갔다. 주현숙, 한영희, 오지수 감독이 공동 작업 중인 다큐멘터리 <세월호 10주기 옴니버스 프로젝트>(가제)는 개별성을 강조한 언론, 유족, 생존자 중심의 3가지 에피소드를 묶은 작품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일을 멈춘 적 없는 감독들은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시작으로 혐오를 작동시킨 세월호 참사 보도를 시간순으로 톺아보고, 참사로 아들을 잃고 사회운동가가 된 어머니의 복원되지 않는 삶과 사회 초년생이 된 희생자 친구들의 그리움을 곁에 둔 삶을 기록하며 “9년의 세월이 가지는 무게와 두께, 의미를 묻고자”한다.

- 프로젝트 착수 과정을 들려준다면.

주현숙 영상하는 사람들 중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이들끼리 매년 관련 작업을 해왔는데 10주기를 앞두고는 더 깊이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할 만한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한영희 감독이 속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가 총대를 메고 팀을 구성했다.

한영희 지난해 초쯤 기획에 들어갔다. 연분홍치마에서는 내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일을 맡고 있다 보니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됐고, 세월호 관련 작업을 해왔던 두 감독님이 적임자라 생각하고 제안했다.

- 첫 번째 에피소드 <나날들>은 참사를 현장 취재한 기자들이 중심이다. 10주기 프로젝트를 왜 언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봤나.

주현숙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참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이자 가해자이면서 어떤 식의 트라우마를 갖게 된 피해자이기도 하다. 잘만 확장하면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작업하는 동안 왜곡되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자 했고 다루는 정보가 워낙 많다 보니 팩트 체크에 신경 썼다.

- 두 번째 에피소드 <흔적>의 주인공은 희생자 고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씨다. 자식 잃은 심정이 처절하게 담긴 장면들이 트리트먼트로만 읽어도 애통하던데, 전체적인 연출 방향을 어떻게 잡았나.

한영희 유가족과 희생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안 너무나 원초적인 감정들을 많이 맞닥뜨렸는데 그때마다 절제하려 해도 잘 안되더라. 어쩔 수 없다는 걸 인정하되 되도록 거리를 두고 카메라에 담고자 했다.

- 세 번째 에피소드 <드라이브>는 희생자 고 김민지양이 잠든 추모 공원을 두 친구 장애진(단원고 생존자)씨와 한혜진씨가 방문하는 여정을 따라간다.

오지수 어느덧 27살이 된 두 친구가 각자의 일상을 살다가 죽은 친구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야기, 9년이 지나 바뀌어가는 관계를 다루게 될 것 같다. 그런 변화를 세 친구가 한차에 탄 듯한 느낌을 살린 드라이브 신에 압축해서 담아보려 했다.

- 자신이 왜 계속 세월호 참사를 향해 카메라를 드는지에 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

주현숙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이고, 모른 척하고 넘어간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이 사회에 책임이 있는 구성원 중 한명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그 책임을 다하고 싶다.

오지수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면 드는 덜컹대는 마음, 해소되지 않는 어떤 감각과 죄책감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내 안에서 여전히 무언가가 끝나지 않았다고 느끼기에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든 세월호를 기억할 것 같다.

한영희 세월호 참사를 마주하며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수많은 개인이 내겐 흥미롭다. 어떻게든 책임을 지려는 이들의 크고 작은 이야기가 현상이라 부를 만큼 중요한데 공적 담론 안에서는 전달되지 못하다 보니 이 이슈를 등지기가 어렵다.

- 현재 작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나.

한영희 40%까지 진행됐다. 11월까지 촬영의 상당 부분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고 이후부터는 편집에 들어가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