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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씬’, 어수선한 현장의 분위기가 반전의 공포까지 번지고 마는
최현수 2024-04-03

신인배우 시영(김윤혜)과 채윤(송이재)은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을 떨친 감독 휘욱(박지훈)의 신작에 출연한다. 기대와 달리 촬영장에 도착한 배우들을 기다리는 것은 촉박한 촬영 일정과 음산한 분위기를 내뿜는 폐교뿐이다. 시영과 채윤은 감독으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카메라 앞에서 기묘한 안무를 반복해 춰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평범했던 촬영장은 두 배우의 춤이 끝나는 순간 유혈이 낭자한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만다. <>은 촬영 현장에서 두 배우가 강령술 같은 춤을 추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려낸다. 광기에 사로잡힌 감독과 죽음으로 가득한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초반부의 소동극은 어딘가 익숙한 장르 문법을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처절한 살육의 아수라장을 통과하자마자 인간의 원죄와 저주받은 과거라는 미스터리로 눈을 돌린다. 그리고 극적인 전회를 감당하기 위해 폐쇄된 공간 너머로 새로운 인물과 설정을 끊임없이 소환해 반전의 층위를 더한다. 하지만 매력적인 결말에 당도하려 곳곳에 흩뿌린 반전들은 영화가 직조하려던 오컬트적 세계관과 상충하고 만다. 오히려 번잡한 설정들에 의존하지 않고 흥미로운 소재와 강렬한 결말을 믿고 우직하게 걸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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