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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vs 베컴
2002-06-24

월드컵 열기에 유럽 극장가 찬바람, 축구에 무관심한 미국은 변동없어월드컵이 한창인 이즈음, 축구 애호가가 유난히 많은 유럽의 극장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 역대 개봉 주말 최고 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스파이더 맨>은 지난 주말 훌리건의 나라 영국과 아일랜드에 상륙해 개봉 주말 사흘 동안 139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이는 올해 개봉작 중에서도 3위, 역대 개봉작 중에서는 5위 성적으로, 부진한 출발이다. <가디언 언리미티드>가 “<스파이더 맨>의 경쟁 상대는 베컴과 오언이었다”고 쓴 것을 비롯해 영국 언론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잡은 월드컵 열풍을 상세히 보도했다. 월드컵은 지난 6월14일 영국에서 개봉한 <스파이더 맨>의 첫 주말 흥행부터 제압했다. 토요일인 15일에는 영국-덴마크전이 있었고, 일요일인 16일에는 아일랜드-스페인전이 있었던 것. 특히 영국-덴마크전은 영국에서만 15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술집이나 거리에서 경기를 시청한 군중을 포함하면 이를 훨씬 웃돈다. 그들 대부분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크고 작은 축하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극장으로 눈돌릴 틈을 찾지 못한 것. <스파이더 맨>의 상영등급이 12살로 비교적 높았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로써 <스파이더 맨>은 지난 주말의 전체 극장 수익을 1주 전에 비해 110% 높이는 데 공헌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에 뒤처지며 기대했던 ‘기록 깨기’에 실패했다. <스파이더 맨>을 중심으로 본 전세계 극장가의 풍경은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특히 일찌감치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한 프랑스에선 지난 6월12일 개봉해 주말까지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역대로 프랑스에서 개봉한 미국영화 중에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반면 독일에선 개봉 2주째에 접어든 <스파이더 맨>의 성적이 52%가 줄었고, 이탈리아에선 59%가 줄어들었다. 축구 강국은 아니지만, 호주에서도 월드컵 이후 TV 시청률이 크게 늘어, <스파이더 맨>의 개봉 2주째 성적이 전주에 비해 52% 하락했다. 월드컵 이외에도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 여름철이 극장가의 비수기라는 점 등도 걸림돌로 작용한 듯 보인다. 월드컵에 비교적 무관심한 나라들의 지난주 극장가는 한마디로 호황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으로, 6월14일 개봉한 <스쿠비 두>의 주말 매표수익만 5400만달러를 넘겼다. <스쿠비 두>는 타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흥행했다. 특히 타이에선 주말 성적 41만4천달러를 기록,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다이너소어>에 이은 역대 가족영화 흥행순위 3위에 올랐다. 대만에서는 <아이스 에이지>가 110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한편 <스크린 데일리>는 월드컵 열풍의 중심에 있는 한국에서 <해적, 디스코왕 되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도했다. 6월과 함께 월드컵이 가고 나면, 7월에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맨 인 블랙2> 같은 블록버스터들이 전세계의 관객 맞을 채비를 할 것이다. 월드컵이 끝나기만 하면 극장가에 예전 같은 활력이 찾아들지 아니면 승리를 자축하거나 열패감에 젖어 있는 각국의 축구팬들이 맘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아직은 모를 일이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