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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로 헤쳐, 상상력 따라 모여!
2002-07-02

제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전`, 7월4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장르단편영화제가 열린다. 컬러링 브랜드 ‘미쟝센’이 후원하고 이현승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제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 展’이 7월4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 장르영화의 색깔을 뚜렷이 하는 단편 48편을 선보인다. 사회드라마, 멜로, 공포판타지, 액션스릴러, 코미디라는 다섯개 장르로 섹션화된 이 영화제의 경향은 올해 인디포럼이 보여준 ‘실험영화’ 조류와 상반되는 것으로, 자칫 난해할 수도 있는 실험보다는 장르적 색깔을 살림으로써 대중의 구미에 좀더 가까이 가기를 택한 작품들이 상영작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관객으로서는 한결 쉽게 재미있는 단편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심사를 맡은 감독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공포판타지 ‘절대악몽’ 부문의 심사위원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이렇게 탁월한 재능을 가진 숨은 실력자들이 군웅할거하고 있다는 사실에 상쾌한 긴장감마저 들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반면 사회드라마 ‘비정성시’ 부문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사회드라마가 과연 장르인가 하는 점, 그렇다면 거기 합당한 작품은 무엇인가 하는 점”을 문제로 들면서, “우리가 전에 단편 하면 떠올렸던 실험영화를 이제는 보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르단편들을 발굴하고 장려하는 이 영화제는, 단편영화계에 새로운 자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장편영화를 만들기 이전 단계로서의 단편이 아닌, 오히려 장편영화적 특성을 단편이 받아들여 단편을 더욱 풍성히 하는 새로운 모습들이 발견되는 것이다. 이 영화제의 장르별 주요 상영작들은 다음과 같다. 허진호 감독이 심사를 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에서는 김희정 감독의 <언젠가…> 등 11편이 상영된다. <언젠가…>는 감독이 폴란드 우즈국립영화학교에서 만든 영화. 다섯살 때 어떤 여자에게 유괴당했던 주인공 안나의 신혼집에 오랜 여행을 마친 시숙 마리우스가 방문하고, 그가 오래 전 있었던 자신의 아픈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서서히 안나는 유괴당했던 기억을 살려낸다. 유괴한 어린 여자아이의 발을 정성스레 씻겨주는 낯선 여인의 손길처럼 불가해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절대악몽’(공포판타지) 부문에서는 박종영 감독의 <링반데룽>과 제창규 감독의 <사춘기>가 눈에 띈다. 링반데룽은 ‘안개, 폭우, 폭설, 피로 등으로 산에서 방향감을 잃고 같은 지역을 맴도는 것’을 뜻하는 등산용어. 이 영화는 등반사고를 당한 한 여자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간구조 속에 갇히는 과정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링반데룽에 걸린 주인공은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우리 자신을 상징한다”라는 감독의 변대로, 일상의 반복으로부터 공포를 이끌어내는 통찰을 보이는 작품. <사춘기>는 초경을 치르는 여자아이의 원초적 두려움을 ‘아버지의 사고’라는 불행한 사건을 통해 이야기하는 흑백영화. 하필이면 초경이 찾아온 그날 밤 아버지가 사고로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그녀의 피는 아버지의 피투성이 몸과 결부돼 소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각인된다.

‘희극지왕’(코미디) 부문에서는 <이른 여름 슈퍼맨> <Falling> 등 이미 다른 영화제에서 종종 소개되었던 작품들 외에 <화끈화끈 첫사랑>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등 기발한 코미디들이 대거 상영된다. <화끈화끈 첫사랑>은 “거칠고 적나라한 성적묘사로 ‘첫사랑’이란 아련한 단어 자체를 완전히 끈적하게 뒤바꿔버리는”(봉준호 감독의 심사평) 작품.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은 아기였을 때 먹을 것을 잘 못 얻어먹은 탓에 샤프심, 지우개 등 무엇이든 먹을 줄 아는 기이한 재능을 발견해냈다는 한 초등학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류승완 감독이 심사를 한 ‘4만번의 구타’(액션스릴러) 부문 상영작들은 어떤 부문보다 장르적 특성을 강하게 보인다. 밀애, 복수, 자살, 아리랑치기, 폭주, 단속 등 각기 다른 목적으로 심야의 개천변에서 마주친 인물들이 서로간의 오해로 벌이는 집단 난투극을 그리는 노진성 감독의 <뒤통수 조심해라>, 소매치기 조직 ‘추리닝파’의 세 양아치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24시 <‘우와’: 넷, 하나, 셋>(박찬 연출), 미래의 어느 폐허가 된 학교에서 소녀들이 패싸움을 벌이다가 괴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성장의 두려움”을 이야기하는 박교선 감독의 등이 상영된다.사회드라마를 모은 ‘비정성시’ 부문에서는 이석훈 감독의 <순간접착제> 전영찬의 애니메이션 <Inside out> 등이 소외된 사람들을 보듬어안는 따뜻한 사회의식을 보여준다. <순간접착제>의 주인공은 지하철에서 순간접착제를 파는 남자. 수줍음 많은 그가 거리공원에서 노숙자에게 위로를 받은 뒤 신나게 장사를 하게 된다는 내용. <Inside Out>은 조직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한 회사원이 사무실 창문을 뚫고 나아간다는 이야기. 반전의 묘미가 살아 있다. 개막작으로는 영화배우 정우성이 연출한 뮤직비디오 <Love b>와 한국 최초의 장르단편으로 평가받는 1986년 안재석작 액션단편영화 <회색도시>가 상영된다. 편당관람료는 2천원. (문의: 02-3446-6669).최수임

미쟝센단편영화제

시간표

 

7월4일(목)

7월5일(금)

7월6일(토)

7월7일(일)

11시

비정성시1

희극지왕2

4만번의

구타2

절대악몽2

13시

절대악몽1

비정성시2

비정성시1

사랑에

관한 짧은필름2

15시

사랑에

관한 짧은필름1

4만번의

구타1

사랑에

관한 짧은필름2

비정성시2

17시

희극지왕1

4만번의

구타2

사랑에

관한 짧은필름1

4만번의

구타1

19시

개막식

절대악몽2

희극지왕1

폐막식

20시30분

*

절대악몽1

희극지왕2

*

비정성시1: <숨바꼭질> <새 집이라고 했는데 이 얼룩은 뭐죠?> <영자> <세탁기> <베이비토피아>비정성시2: <Inside Out> <순간접착제> <초롱과 나> <저 푸른 초원> <돌고 돌고>희극지왕1: <이른 여름 슈퍼맨> <화끈화끈 첫사랑> <침> <What’s the Truth?>희극지왕2: <Falling>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공자가라사대> <으랏차차> <나의 사랑스러운 아파트>4만번의 구타1: <우와: 넷, 하나, 셋> <VS> <격투> <단심> <서브웨이키즈 2002>4만번의 구타2: <뒤통수 조심해라> <Alpah Team Down> <개집이 있던 자리> 절대악몽1: <링반데룽> <납득할 수 없는 일들> <엄마, 죽었어?> <Reset> 절대악몽2: <사춘기> <잠복근무2: 29일째> <진혼곡: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 <인간의자> <이상한 나라>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 <My Sweet Record> <운동회> <지나가는 비> <유정> <Mario n’ette>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2: <언젠가> <It was raining> <그 남자가 나를 안았다> <지구로의 여행> <날씬한 고백을 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