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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리포트] 필름 포, 필름 포기?
2002-07-30

배급 및 해외 세일즈 중단하고 TV영화 제작에 집중하는 등 사업 규모 대폭 축소영국의 중요 영화제작사이자 주요 배급사 중 하나인 필름 포(FilmFour Ltd.)의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지난 7월 초에 열린 채널 포(Channel Four) 이사회는 필름 포의 규모를 대폭 축소, 채널 포 내부의 필름 부서로 유지하고 배급부문과 해외 세일즈 부문의 사업은 완전히 문닫을 것을 결정했다. 1999년의 <East is East> 이후 필름 포가 자체 제작한 영화들이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배급에서도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하면서, 필름 포는 지난해 한해 동안 5400만파운드의 적자를, 2000년에는 300만파운드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풀 몬티>와 비슷한 성공을 거두리라는 기대를 갖고 제작됐던 2001년의 <러키 브레이크>의 상업적인 실패와 해외 시장을 겨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빅 버짓 영화 <샤를로트 그레이>가 기대했던 바와 같은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필름 포의 최근의 재정적 손실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필름 포는 20년 전인 1982년 11월, 저예산영화에 투자함으로써 영국 영화산업을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채널 포 내의 필름 부서로부터 출발했다. 당시 이 부서의 기본적인 방침은 TV에서 방영할 것을 목적으로 영화제작을 지원하되, 극장 배급이 가능할 경우 극장 배급도 장려한다는 것이었다. 이 부서로부터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된 영화들을 살펴보면, 초기였던 1985년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1990년 켄 로치 감독의 <레이닝 스톤>, 그리고 1994년 최고의 흥행작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비롯,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스포팅> <비밀과 거짓말> <크라잉 게임> <하워즈 엔드> <전망좋은 방> <센스, 센서빌리티> 등 근래 영국영화사의 중요한 영화들이 모두 포함된다. 채널 포의 이사장 마크 톰슨은 필름 포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 <샤를로트 그레이> 같은 할리우드식의 빅 버짓 영화를 만들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자국 영화의 발전과 좀더 창의적이고 재정적인 모험이 필요한 저예산영화들을 지원하는 필름 포의 원래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번 필름 포의 규모 축소는 영국 영화산업, 특히 독립영화계에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실험적이고 위험부담이 높은 영화들의 제작과 배급 여건이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필름 포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채널 포의 영화제작 분야에 작은 규모로 남아, TV용 영화제작 규모 정도의 영화제작 지원을 하게 된다. 한해의 영화제작 예산은 3천만파운드에서 1천만파운드로 감소 조정되고,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필름 포는 외부 투자를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현재 제작이 진행중인 영화들은 예정대로 제작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런던=이지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