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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리포트]가브리엘 살바토레스의 신작 <나는 무섭지 않아>
2002-08-05

우리 아빠가 너를 유괴해서 미안해키크고 노란 보리밭 속의 추적. <지중해>(1993)와 <너바나>(1997)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탈리아 대표 감독 가브리엘 살바토레스의 신작 <나는 무섭지 않아>(Io non ho paura)에 대한 힌트다. 올 6월부터 이탈리아 남부 바실리카타와 풀리아 지역에서 촬영중인 영화 <나는 무섭지 않아>는 35살의 인기작가 니콜로 암만니티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나는 무섭지 않아>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계속된 1978년 여름, 남부 시골 소년 미켈레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는 엄청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미켈레는 나무가 우거진 숲 속 폐가에 갇힌 마티아라는 또래 소년을 만나게 된다. 뒤에 마티아가 자신의 부모에게 납치된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사실을 숨긴 채 마티아와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두 소년의 비밀은 밀라노에서 돌아온 부모의 친구, 유괴 공범자의 출현으로 깨지고, 그들의 우정과 어른들의 음모가 부딪힌다. 살바토레스 감독은 이 작품을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리얼리티가 중요한 영화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안식 리얼리즘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항상 암만니티의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만니티의 원작은 내가 근래에 읽은 소설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나에게는 매우 큰 충격이었다”며 극찬했다. 실제로 그는 이 젊은 소설가의 능력을 인정해 시나리오 작업도 참여시켰다. 연극계 출신인 살바토레스 감독은 연극무대부터 함께한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와 줄곧 호흡을 맞춰온 이탈리아 명배우 디에고 아반투오노는 이번 영화에도 출연하는데, 주연이 아니라 10신 분량의 조연이다. 그는 “평생 내가 한 연기 중에서 가장 심한 악역을 맡게 되었는데, 순수한 아이들 앞에서 하는 악역이라서 매우 힘이 든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신에 출연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다”라면서, 자신의 배역이 분량은 적으나 매우 중요하고 카리스마가 강하다고 소개했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어린 소년들인데, 촬영지로 선택한 도시의 소년배우 지망생 1천명을 오디션해 선발했다. 그 지역의 사투리와 생활 방식에 익숙한 소년들을 골라 최대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뽑아낼 계획이었던 것. 이탈리아영화가 좋아하는 어린 영웅들과 작업하게 된 살바토레스 감독은 “아이들과 작업하면서 내가 잊은 많은 것들을 기억하게 된다. 또한 그들과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감독 자신이 항상 정확한 생각을 하며 그것을 전해야 하고, 그들이 감독을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유괴당한 소년 마티아를 연기하는 배우는 캐릭터와 같은 나이인 12살의 배우 필립포. 시종 갇혀서 연기해야 하는 어린 배우의 심리 불안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 제작자이자 심리학자인 마우리지오 토티가 항상 촬영장에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정작 필립포는 의젓하게도 “배우로 영화에 출연하면 해를 입지 않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말해, 현장의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메두사필름이 제작과 배급을 맡은 이 영화는 8월까지 촬영을 마치고, 내년 2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로마=이상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