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위트, 유머, 그리고 영국식 해학 - 영국애니메이션페스티벌 [1]
2002-12-09

2002 영국애니메이션페스티벌, 12월11일부터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미스터 빈과 밥 더 빌더, 재치있는 웃음과 만화다운 상상력을 앞세운 영국 안방극장의 애니메이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2월11일부터 22일까지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2002 영국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개최되기 때문.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주한영국문화원이 2000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해온 영국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올해 3회째를 맞아 ‘TV와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상영회와 전시회를 갖는다.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 등 장편 규모의 작품들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전부터, 영국은 TV 및 단편애니메이션의 오랜 보고였다. 장편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매년 2∼3편 이상을 선보이는 할리우드의 물량공세를 따라잡기 힘들지만, TV와 단편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채널4> <BBC> <S4C> 등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방송사들이 제작지원과 방영을 통해 작가들을 적극 뒷받침하면서 자국의 문화상품으로 키워낸 모범사례랄까. 올해 페스티벌에서 최근 영국 TV애니메이션의 상영 및 전시 외에, <채널4> 등 방송사 애니메이션 컨설턴트를 지낸 클레어 킷슨의 ‘영국의 방송과 애니메이션’ 세미나를 마련한 것도 그러한 배경 때문이다. 모두 6가지 섹션으로 구성되는 올해 상영작은 30여편. ‘섹션1’은 르완 앳킨슨의 코믹한 표정연기와 함께 실사 TV시리즈와 장편영화로 만들어져 영국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누린 <미스터 빈>의 애니메이션 버전이다. TV와 장편영화의 리처드 커티스와 로빈 드리스콜이 각본을 맡고, 앳킨슨의 목소리는 물론 동작까지 빌려 제작한 26부작 가운데, 테니스공을 지붕 위로 잘못 던지는 바람에 이를 되찾기 위해 고전하는 <공>, 심술맞은 집주인이 병원에 실려간 뒤 그녀의 못된 고양이를 돌보는 해프닝을 그린 <고양이 돌보기> 등 2개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은 3편이 상영된다.

<뚝딱마을 통통아저씨><해밀턴 매트리스><미스터 빈>‘섹션2’는 93년 오스카 단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단편 <밥의 생일>에서 파생된 <밥과 마가렛> 시리즈. <밥의 생일>의 데이비드 파인과 앨리슨 스노덴이 연출하는 작품으로, 런던의 치과의사 밥과 발치료사 마가렛 부부의 일상 속 사건들을 시트콤 형식으로 풀어낸다.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만 부모가 된 친구의 고생을 보며 고민한다는 <한밤의 이야기> 등 영국 중산층 가정의 삶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익살스러운 만화체의 묘사가 돋보인다. 또 다른 밥이 등장하는 ‘섹션3’의 <뚝딱마을 통통아저씨>는 무엇이든 잘 고치고 잘 짓는 만능 건축업자와 친구들의 이야기. 원제는 <밥 더 빌더>로 99년 <BBC>를 시작으로 무려 100개국 이상에 방영되는 히트를 기록한 인형애니메이션 시리즈다. 불도저 먹, 크레인 로프티 등 깜찍하게 의인화된 기계와 사람들이 서로 협동하면서 마을을 가꿔나가는 내용은, 재미와 교육적인 효과를 영민하게 거머쥔 균형감각으로 미취학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호감을 샀다.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수상작을 모은 ‘섹션 4-Annecy’s Choice’는 10대 이상의 관객도 꼭 챙겨볼 만한 섹션. 특히 드러머가 되는 개미핥기의 여정을 그린 <해밀턴 매트리스>는 <월레스와 그로밋> 못지않게 정교한 세트와 인형 캐릭터, 흥미진진한 구성이 뛰어난 코미디다. 개미를 찾아 뒹구는 일상이 권태로운 해밀턴의 소망은 새 바지를 사는 것. 그의 타고난 리듬감을 알아본 애벌레 펠드윅은 매니저를 자청하며 그와 함께 ‘부리 도시’로 가지만, 새들의 도시에서 못생긴() 개미핥기가 드러머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문전박대는 물론, 기껏 채용된 클럽에서도 외모만 번드르르한 드러머 뒤에서 몰래 드럼을 쳐줄 뿐. 좌절한 채 뒷골목을 헤매던 해밀턴은, 성형을 강요하는 클럽 사장을 뿌리치고 귀향해 자신의 밴드를 꾸린다. <토털 이클립스>의 ‘베를렌느’ 데이비드 툴루이스의 목소리, 인형애니메이션의 대가로 이름난 배리 퍼브스의 연출, 음악 등이 모두 잘 어우러진 수작. 2D디지털로 제작된 TV시리즈 <덤벙덤벙 기사들>은 <빅 나이트>란 원제로 소개된 바 있다. 보리스와 모리스, 덩치 크고 어리숙한 두 기사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갖가지 모험에 휘말리는 중세 배경의 코미디로, 풍부한 개그와 아이들 그림처럼 단순한 디자인, 컬트적인 상상력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 밖에 ‘섹션 5-위트, 유머, 그리고 영국식 해학’에서는 1분 남짓한 시청자 토크쇼 형식으로 영국 사람들에 대한 촌평을 담은 <위대한 영국>과 성인 취향의 유머 감각을 지닌 <에릭은 괴로워> 시리즈를, ‘섹션 6-New Trend of U.K.’에서는 기존의 형식과 틀을 넘어서려는 젊은 예비작가들의 시도를 접할 수 있다. 또한 <스탠리> <개> 등 단편인형애니메이션으로 세계영화제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진 여성작가 수지 템플턴의 워크숍이 12월12일과 13일에 걸쳐 마련될 예정. 모든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문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02-3455-8484, www.ani.seoul.kr).황혜림 blauex@hani.co.kr ▶ 위트, 유머, 그리고 영국식 해학 - 영국애니메이션페스티벌 [2] - 상영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