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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특별전] 에스키모와 사막의 영화들을 보러가자
문석 2003-07-01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파로허저드 특별전 등 총 5개 부문

10월2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특별전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올해 특별 상영 프로그램은 ‘뉴 이란 시네마의 누이, 파로허저드를 기억하며’, ‘무지개를 기다리며: 아프가니스탄과 영화’, ‘중국 독립영화 특별전’, ‘캐나다 특별전’, ‘한국영화 회고전 - 정창화, 한국 액션영화의 시작’ 등 5개로 예년에 비해 다양해졌다. 부산영화제의 위상과 넓어진 품을 반영하는 듯 더욱 강화된 올해의 특별전 프로그램을 미리 만나보자.

뉴 이란 시네마의 누이, 파로허저드를 기억하며

포루흐 파로허저드는 1967년 요절한 여류 시인이자 영화감독으로 이란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남성중심 사회인 이란에서 여성 중심적 담론을 펼친 그녀는 뉴 이란 시네마 작가들에게 절대적이라 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는 그녀 시의 제목일 정도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란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일컬어지는 파로허저드의 작품 <검은 집>과 그녀의 생애를 그린 나세르 사파리안 감독의 <거울과 영혼>을 상영할 예정이다. 또 파로허저드의 시가 전혀 소개되지 않은 현실을 고려해 부산영화제는 그녀의 시집을 발간할 계획이며, 이벤트 차원에서 시 낭송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무지개를 기다리며: 아프가니스탄과 영화

아프가니스탄의 이미지는 가난과 전쟁, 그리고 테러다. 이 프로그램은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재건을 위해 버거운 움직임을 펼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영화를 통해 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탈레반 정권 수립 이후 최초의 아프가니스탄영화’라는 사디그 바르막 감독의 <오사마>가 올해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에서 특별 언급되면서 한층 높아진 아프가니스탄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은 장편 7편과 단편 5편으로, <오사마>를 비롯해 닐루파 파지라 감독의 다큐멘터리 <칸다하르로의 귀환>,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오후 5시>, 마이클 윈터보텀의 <인 디스 월드> 등 아프가니스탄 감독의 작품 또는 아프가니스탄을 소재로 다룬 다른 국가의 영화들이다. 한편 사디그 바르막과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참여하는 오픈토크도 열릴 예정이다.

중국 독립영화 특별전

5세대를 넘어서면서 등장한 중국의 독립영화 감독들의 작품에 집중적인 조명을 비추는 행사다. ‘오늘의 중국’ 또는 ‘자본주의 중국’에 초점을 맞춰 이전 세대와 상이한 영화미학을 구축하는 이들의 치열한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이른바 6세대의 시발점으로 평가되는 장위안의 <마마>(1990)부터 왕빙 감독의 최신작 <티에시구(3)>(2003)까지 14편이 소개된다. 지아장커의 <소무>, 왕차오의 <안양의 고아>, 장밍의 <무산의 비구름> 등 이름난 작품 외에 로우예의 <주말연인>, 우웬광의 <농부와 함께 춤을>, 왕샤오솨이의 <극도한랭> 등이 소개된다. ‘지하전영’(地下電影)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정부의 심한 통제를 받는 이들 6세대 작품들을 들여올 수 있는 데는 지아장커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특별전

한국-캐나다 수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캐나다영화를 대표하는 작품 12편이 상영된다. 가장 눈길이 가는 작품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과 시나리오상을 받은 드니 아르캉 감독의 <야만족의 침략>이다. 칸의 일반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는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작품은 자하리아스 크눅의 <패스트 러너>다. 흔히 에스키모라 불리는 알래스카 이누크족의 신비로운 삶을 그려 2001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완벽히 새로운 영화문법의 창조’라는 찬사를 얻었던 작품이다. 아톰 에고이얀의 걸작으로 꼽히는 <패밀리 뷰잉> <어저스터>도 관심을 끈다. 행사 기간에는 캐나다의 감독, 배우, 제작자 등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한국영화 회고전 - 정창화, 한국 액션영화의 시작

1950년대부터 다양한 장르실험을 통해 나름의 성과를 보였으며, 60년대 말 홍콩으로 진출해 자신만의 액션영화 세계를 이끌었던 정창화 감독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정 감독은 60년대 초부터 독특한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68년에는 홍콩 쇼 브러더스와 전속 계약을 맺게 된다. 그는 홍콩 진출 이후, 유럽에 수출된 첫 홍콩영화 <천면마녀>, 미국에 수출된 최초의 홍콩영화 <죽음의 다섯 손가락> 등 16편을 만들며 신화에 가까운 업적을 이뤘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은 60년대 한국서 만든 대표작들과 홍콩서 찍은 2편의 영화다. 금광을 배경으로 한 산악액션영화 <노다지>, 장희빈과 장희재의 이야기를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해석한 <황혼의 검객>, 신성일과 트위스트 김, 문희가 등장하는 청춘 액션영화 <위험한 청춘>, 홍콩 시절 대표작 <죽음의 다섯 손가락> 등이다.